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이는 후회가 없어지리라. 상에 말하기를 ‘구이가 후회가 없어지는 것’은, 중도에 오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항괘 구이)
대유학당 일이 바빠져서 대학에 다니는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1시간에 만원씩 계산해서 일하기로 한 것이다. 점심시간과 조금 늦게 오는 것까지 감안해서 하루 5만원씩 주기로 했는데, 컴퓨터로 천문도를 그리고 책 표지를 도안하는 등 딸의 전공을 살리는 일이고, 마침 코로나19로 학교도 가지 않으니 서로 좋은 일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딸이 출근을 할 때, 먼저 출근한 안사람이 “여진이 나왔다. 와~”하면서 박수를 치고 큰소리를 내며 많이 격하게 환영하였다. 처음엔 쑥쓰러워하던 딸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양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아침마다 벌어지는 환영쇼를 즐기는 것이었다.
“무얼 그렇게까지…”하던 나 자신도 언제부터인가는 미소도 짓고, 때로는 환영쇼에 참가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참 묘했다. 그렇게 소리를 내며 박수치고 환영했더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었다. 환영을 받는 딸은 물론이고, 환영하는 우리들도 기분이 좋아지면서 아침이 즐겁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출근하는 사람마다 먼저 온 사람이 환영쇼를 해주게 되었다. 모든 직원이 대접받는 사람, 존재감 있는 사람, 꼭 필요한 사람, 환영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먼저 출근했는데, 왜 이렇게 늦게 출근하는 거야? 일이 바쁜데….” 또는 “조금 늦은 걸 가지고 무슨 지적질을 하나? 다 같은 처지면서.”하던 마음이 저절로 없어지고, 출근길이 가벼워지고 일찍 출근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논어』에 “자공이 초하룻날 묘당에 고하면서 희생양을 바치는 예식을 없애고자 하였다. 공자께서 “사(자공)야. 너는 그 양을 아까워 하느냐? 나는 그 예를 아낀다.”고 하셨던 일화가 떠올랐다. 한 해가 끝나갈 무렵이면, 천자가 제후들에게 이듬해의 행사와 날자가 적힌 12달 책력을 나누어주고, 제후는 자기나라의 묘당에 간직해 두었다가 초하루마다 예식을 갖추어 그 달의 명령이 담긴 책력을 받아가는, 말하자면 매달 천자로부터 나라를 잘 다스리라는 명령을 받는 행사이다.
그런데 노나라 임금인 문공이 이 곡삭례를 달가워하지 않고 또 예식에도 참여를 안하니, 양을 한 마리씩이나 잡아서 하는 행사치곤 효용이 없다고 생각한 자공이 그러한 예식을 없애려 한 것이다. 그랬더니 공자님께서, 예식이라는 격식이 있으면 언젠가는 그 격식의 의미를 새기려는 마음이 생기지만, 그 격식이 없어지면 그러한 마음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고 꾸짖은 것이다.
처음에는 환영하는 마음 없이 그저 형식적으로 박수치고 소리를 질렀는지 모르지만, 박수를 치며 환영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취해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환영을 하게 된다. 장난이든 진심이든 환영쇼를 같이 하다보면, 어느새 행동을 따라 환영하는 마음으로 바뀌고 즐거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환경이 중요하다. 좋은 환경에 오래 있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진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