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四字論語> ‘反求諸己’ 돌이켜 자신에게서 찾는다

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子曰 君子는 求諸己요 小人은 求諸人이니라.「衛靈公」20) 2011년 KBS-TV스페셜 ‘행복해 지는 법’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당시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을 통계로 정리한 내용을 보면, 행복의 조건 1위는 돈(40.6%), 2위-건강(

진성수 2020. 7. 14.


 

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子曰 君子는 求諸己요 小人은 求諸人이니라.「衛靈公」20)

 

2011년 KBS-TV스페셜 ‘행복해 지는 법’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당시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을 통계로 정리한 내용을 보면, 행복의 조건 1위는 돈(40.6%), 2위-건강(28.44%), 3위-화목한 가족(20.3) 순이었다. 수치로만 보면, 한국인들은 우선 돈만 있으면 어느 정도 행복해 질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소득과 행복지수와의 관계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월 소득 400만원까지는 행복지수가 상승하다가 400만원이 넘으면 행복지수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이 다. 결국 돈이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제1의 조건은 무엇인가?

 

2010년, 한국에 출판되어 한때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행복의 조건』이란 책이 있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조지 베일런트 교수(George E. Vaillant)가 지은 이 책의 원제목은 ‘Aging Well’이다. 직역하면, “잘 늙음” 혹은 “제대로 나이 듦”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1930년대부터 72년간 “성인의 평생발달에 관한 최장기 종단연구 보고서”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주제 역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동력은 무엇일까? 과연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도 법칙이 있을까?’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끌었다. 연구대상은 1930년대 말 하버드대학에 입학한 2학년생 268명, 불우한 환경에서도 자수성가한 남성 456명, 여성천재 90명 등 총 814명의 인생이었다. 연구결과 행복의 조건 제1위는 흔히 생각하는 ‘돈, 명예, 학벌’이 아니라,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성숙한 방어기제’였다. 결국 ‘고난과 고통이 많고 적은가 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 인생의 행복을 결정짓는 제1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행복이란, 문제 상황을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공자는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군자’와 ‘소인’ 두 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군자와 소인은 문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군자는 자기 내면을 채우는 데 열중하기 때문에 좀처럼 남을 의식하는 법이 없다. 따라서 자기의 잘못이나 실패에 대해서도 스스로를 꾸짖고 자신에게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탓하는 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반면 소인은 자신의 계획이 성취되지 못할 경우 타인을 탓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나 가족, 하늘을 원망하기도 한다. 이런 소인은 자신의 문제점을 살피는 데에 소홀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시작되고, 적어도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책임이 나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고 자신의 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소인은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모른 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 결과는 역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나의 문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혹시 남을 탓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는가? 공자는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사람을 ‘군자’라고 했다. 남을 평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반성하는 사람이 바로 군자이다. 이런 군자만이 내 속에 감추어져 있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고, 결국 그 상황을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