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98추천의 달인 루사덕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삼은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이니 소인은 하지 못할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은 소인은 해로울 것이다.(대유괘 구삼) 측천무후가 루사덕을 발탁하여 정승으로 삼았다. 루사덕은 인자하고 관대한 군자인데다 청렴하고 겸손하였다. 그 동생이 대주자사에 제수되었는데, 임지로 떠나려고 할 때에 “내가 지금 재상을

윤상철 2020. 7. 30.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삼은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이니 소인은 하지 못할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은 소인은 해로울 것이다.(대유괘 구삼)

 

측천무후가 루사덕을 발탁하여 정승으로 삼았다. 루사덕은 인자하고 관대한 군자인데다 청렴하고 겸손하였다. 그 동생이 대주자사에 제수되었는데, 임지로 떠나려고 할 때에 “내가 지금 재상을 하고 있는데, 네가 또 주지사가 되었으니, 우리 형제의 영화가 너무 성대하고 황제의 총애가 너무 크다. 사람들이 미워하며 시기할 것이니, 너는 행실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동생이 공손히 꿇어앉아서 “지금부터 어떤 사람이 제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를 내지 않고 그저 침만 닦을 것입니다. 형님은 근심하지 마십시오.” 루사덕이 깜짝 놀라며 “그래서 내가 걱정하는 것이다. 사람이 네 얼굴에 침을 뱉는다는 것은, 너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네가 침을 닦으면 그 사람의 약을 올리는 것이니, 그 사람이 더욱 화가 날 것이다. 침은 닦지 않아도 저절로 마를 것이니, 공손하게 웃으면서 참아야 한다.”

 

사람을 대할 때 이런 마음으로 대하니 싸움은 안 되었지만, 뜻있는 사람들은 쓸개가 없다고 비웃게 되었다. 이로부터 6년만에 정승직과 원로 역할을 무사히 마치고 루사덕이 죽었다.

 

루사덕의 후임으로 적인걸이 정승이 되었는데, 정승이 된 적인걸은 원로로 물러 앉은 루사덕을 소신 없는 후덕한 노인네로만 보았다. 그래서 원로대접을 하지 않고, 그 의견에 번번히 반대하며 척을 지곤 하였다. 하루는 측천무후가 적인걸에게 “루사덕의 사람됨이 어떠한가?” 적인걸이 “신이 그전부터 선배로 모시기는 하지만, 특별히 사람을 잘 알아보고, 소신 있는 정치철학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측천무후가 “내가 경을 알게 된 것은 루사덕이 천거했기 때문이니, 루사덕이 사람 볼 줄 모른다는 소리는 틀렸다.”

 

적인걸이 물러나와 탄식하면서 “루사덕의 성대한 음덕 아래서 큰 줄도 모르고, 내가 작은 마음이라서 그 큰 덕의 경지를 알지 못했다.”라고 반성했다.

 

측천무후는 강퍅하고 잔인한 마음으로 정치를 했지만, 루사덕과 적인걸의 국가를 위한 충성된 마음을 인정했다. 특히 적인걸을 ‘국로(國老)’라 호칭하며 존대해서, 나라일로 다투다가도 결국 적인걸의 의견을 따랐다. 한번은 적인걸에게 “내가 훌륭한 인재를 한 명 쓰려고 하는데 누가 좋겠는가?” 적인걸이 “폐하께서는 어떤 벼슬에 쓰려고 하시는지요?” “정승으로 쓰려는 것이다.” 적인걸이 지방 벽지에서 벼슬하고 있던 장간지를 추천하였다.

 

측천무후가 장간지를 발탁해서 낙주사마를 삼았는데, 며칠 후에 또 적인걸에게 사람을 천거하라고 하였다. 적인걸이 “전에 천거한 장간지도 아직 등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측천무후가 “이미 좋은 곳에 임명했다.” “신이 천거한 벼슬은 재상이지 사마가 아닙니다.” 그 말을 듣고 장간지를 추관시랑으로 전근시켰다가 다시 정승을 삼았다.

 

이런 식으로 적인걸이 추천한 사람들이 요직에 들어가자, 아부하는 사람들이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공의 편입니다.” 하고 축하했다. 적인걸이 “어진 이를 천거하는 것은 나라를 위한 것이지 사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리곤 루사덕은 추천받은 사람조차 모르게 추천했는데, 자신의 추천은 당사자는 물론 주변의 여러 사람에게 알려진 것을 반성했다.

 

그래서 역에서는 ‘나랏일을 하거나 관리를 추천할 때 공적인 마음으로 해야 나라가 평안하지, 자신의 이익을 위하거나 덕을 볼 마음으로 하면 국가는 물론 자신에게도 해롭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