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四字論語> ‘益者三友’ 유익한 세 가지 벗

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익한 것이 세 가지 벗이고, 손해되는 것이 세 가지 벗이니, 정직한 이를 벗하며, 성실한 이를 벗하며, 보고 들은 것이 많은 이를 벗하면 유익하고, 한 쪽으로 치우친 이를 벗하며, 뜻을 잘 굽히는 이를 벗하며, 말만 잘하는 이를 벗하면 손해된다.”(孔子曰 益者三友요 損者三友니 友直하며 友諒하며 友多聞이

진성수 2020. 10. 14.

 

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익한 것이 세 가지 벗이고, 손해되는 것이 세 가지 벗이니, 정직한 이를 벗하며, 성실한 이를 벗하며, 보고 들은 것이 많은 이를 벗하면 유익하고, 한 쪽으로 치우친 이를 벗하며, 뜻을 잘 굽히는 이를 벗하며, 말만 잘하는 이를 벗하면 손해된다.”(孔子曰 益者三友요 損者三友니 友直하며 友諒하며 友多聞이면 益矣요 友便辟하며 友善柔하며 友便佞이면 損矣니라.「季氏」4)

 

공자는 『논어』 첫 구절에서 배움의 기쁨에 대해 말한 후에 곧바로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니 즐겁지 않은가!(「학이」1)”라고 말한다. 이것은 단순히 ‘멋 곳에 있는 친구가 놀러와 즐겁다’는 뜻이 아니다. 물론 먼 곳에 사는 친구가 오랜만에 찾아와서 그 동안의 회포를 푸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공자가 말하는 친구와의 즐거움이란 배움의 과정에서 얻은 기쁨을 공유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즐거움이다. 그야말로 기쁨을 나눠 두 배로 만드는 친구인 것이다.

 

공자는 친구를 유익한 친구, 손해가 되는 친구로 구분하고 각 유형을 3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유익한 친구란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넓은 사람이다. 반면 손해가 되는 친구란 한 쪽으로 치우친 사람, 뜻을 잘 굽히는 사람, 말만 잘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주위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따라서 함께 하는 벗이 착한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점점 착해지게 된다. 반대로 악한 벗과 함께 한다면, 악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적어져서 결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다.

 

친구(親舊)란 한자어 그대로 풀이해 보면, ‘친하게 오래사귄 사이’를 말한다. 친구에 해당하는 순우리말은 벗이다. 보통 벗이란 나이가 비슷한 동년배 혹은 학교의 동창생을 의미한다. 이 밖에 사회생활에서 만난 직장 동료도 넓게 보면 친구다. 그러나 우리 선현들은 벗을 ‘나이’로 구분하지는 않았다.

 

도반(道伴)이란 말이 있다. ‘도(道)’를 ‘길・도・진리’라고 한다면, ‘반(伴)’은 ‘짝・친구・벗’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길 벗’이다. 이처럼 함께하는 벗과 친구는 동년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뜻을 함께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렇게 본다면, ‘스승과 제자’ 역시 ‘사제(師弟)’ 관계인 동시에 ‘도(道)를 함께 추구한다’는 면에서 도반인 셈이다. 이 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내 사이도 인생이란 길을 함께 걷는 도반이요, 부모자식도 가족의 길을 함께 걸어간다는 의미에서 보면 또한 도반이다. 임금과 신하, 위정자와 백성들도 크게 보면, 도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역(周易)』에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면 그 예리함이 쇠를 끊고, 마음을 합한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계사전상」)”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두 사람이란 앞에서 말한 도반을 의미한다.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지고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는 도반에게 두려운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설령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렵고 힘든 일에 직면하더라도 둘이 한 마음으로 헤쳐나간다면 그 힘은 실로 경이로울 것이다. 또한 난초 향기와 같은 그들의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강력한 힘과 영향력을 갖는 것이 바로 친구이다.

 

흔히 ‘인생에서 진정한 친구 세 명을 얻는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 만큼 인생에서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만일 ‘당신은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인가?’ 혹은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라고 되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내 자신도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그 만큼 혹은 그 이상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