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15사회적 임신거부증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오는 깎는데도 믿으면 위태함이 있으리라. 상에 말하기를 ‘깎는데도 믿음’은 자리가 바로 그런 자리를 당했기 때문이다.(태괘 구오) 32세의 영국 여성이 아이를 낳았다. 세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이 여성은, 변기에 앉아서 용변을 보다가 양수가 터져서야 자신이 출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

윤상철 2021. 4. 13.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오는 깎는데도 믿으면 위태함이 있으리라. 상에 말하기를 ‘깎는데도 믿음’은 자리가 바로 그런 자리를 당했기 때문이다.(태괘 구오)

 

32세의 영국 여성이 아이를 낳았다. 세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이 여성은, 변기에 앉아서 용변을 보다가 양수가 터져서야 자신이 출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는데, 심지어 아이를 출산하는 달까지 월경을 하였단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전문의들은 임신거부증이라고 진단하였다. 임신거부증은 임신을 싫어하는 여성이 임신 자체를 부정하고 임신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증세이다. 사실이지만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엄마가 임신을 싫어하면, 뱃속의 태아도 숨어서 조용히 큰다. 엄마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숨어 지내는 것이다.

 

어떻게 숨을까? 먼저 태동을 하지 않는다. 태아는 자기가 성장할 때마다 필요한 것을 엄마에게 요구한다. “신맛이 나는 영양분이 필요하다. 철분이 필요하다. 크게 활동하지 말고 조심조심 걸어라.” 등등을 요구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숨어있기로 작정한 태아는 입덧도 하지 않게 하고, 신맛 나는 과일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엄마의 자궁이 불룩하고 동그랗게 앞으로 자라야 태아의 성장에 편리한데도, 그냥 위아래로 길쭉하게 자라도록 해서 임신한 사실을 모르게 한다. 이때 태아는 엄마의 신체 기관들 속에 교묘히 숨으며 세로로 자라거나, 복강의 맨 위쪽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자란다. 엄마의 활동에 방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엄마가 월경을 계속 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 결과 산모는 아이를 출산할 때까지 아이의 존재를 모르게 된다. 실제로 아기를 낳기 3일 전까지 농구 경기에 출전한 브라질 여성도 있었다. 출산 직전의 산모가 격렬한 운동으로 유명한 농구경기를 했다는 것은 잘 상상이 안 간다. 물론 임신한 상태에서 산모와 태아의 교감이 없었으므로 모성애가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임신하기를 거부하는 여성이 임신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출산 후에 산모가 아이를 방치하거나 죽이는 비극이 일어나는 이유이다.

 

왜 여성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출산 직전까지 거부할까? 예를 들어서 혼외정사 등 불륜으로 임신했을 때, 혹은 성범죄 피해로 인해 생겼을 때, 혹은 이전에 출산을 할 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을 때 등등이다. 이런 경우 여성은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임신을 거부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오묘하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다. 믿기 싫은 것이 있으면 실체가 있어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일체유심조라고 했던가? 틀림없이 임신을 했는데도, 부정하는 마음이 있으면 증세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부동산 시세가 거의 두 배로 뛰었는데도 오르지 않았다고 하는 정치인, 부정을 저질러 합격을 시키고도 부정한 짓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학부모, 코로나19를 전염시키고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종교인, 투기를 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공무원 등등을 보면 사회 전반이 임신거부증을 앓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편이라고 봐주고, 믿기 싫다고 믿지 않으며, 믿고 싶다고 믿으면서 사실을 외면하면 곧 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자신을 해치려고 왔는데, 이웃의 절친한 관계이고, 예쁘고 마음에 드는 얼굴로 마음에 드는 소리를 한다고 믿으면 위태하다’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