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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으로 보는 세상 36보필하는 것과 뜻을 맞추는 것은 다르다

구삼은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이니 소인은 하지 못할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은 소인은 해로울 것이다.[大有卦 九三] <구당서> 혹리열전에 나오는 래준신·주흥·부유예·구신적·삭원례·만국준 등은 모두 측천무후 때 발탁되어 활약하던 혹리들이다. 측천무후가 중종을 폐하고 예종을 꼭두각시로 세운 뒤 정치를 마음대로 하자

편집부 2013. 11. 15.

구삼은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이니 소인은 하지 못할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공이 천자께서 형통하도록 함’은 소인은 해로울 것이다.[大有卦 九三]

 

<구당서> 혹리열전에 나오는 래준신·주흥·부유예·구신적·삭원례·만국준 등은 모두 측천무후 때 발탁되어 활약하던 혹리들이다. 측천무후가 중종을 폐하고 예종을 꼭두각시로 세운 뒤 정치를 마음대로 하자, 이경업 등이 중종을 복위한다는 명분으로 군사를 일으켜서 그 세력이 20만을 넘었다. 당시 흑치상지는 백제의 부흥운동을 하다가 포로가 되었지만, 그 실력을 인정받아서 당나라의 좌응양대장군으로 있었는데, 급히 강남도 대총관으로 제수되어 이경업을 토벌하여 공을 세웠다.

이경업이 토벌된 뒤에도 여전히 중종을 복위하려는 세력이 있음을 안 측천무후는, 밀고한 사람의 말이 자기의 뜻에 맞으면 크게 벼슬을 주고, 거짓으로 밀고를 했어도 죄를 묻지 않는 방법으로 밀고를 장려하였고, 사방에서 밀고하는 사람이 벌떼같이 일어나서 공포사회가 되었다.

이때 앞서 열거한 혹리들이 측천무후의 전격적인 지원 아래 큰 공(?)을 세웠는데, 특히 무고한 사람을 그물처럼 얽어 넣는다는 <나직경(羅織經)>을 만들어서 각본을 짠 뒤에 고문을 하였는데, 사람의 혈맥을 막아서 꼼짝 못하게 하는 큰 형틀을 만들어 정백맥(定百?)이라 하고, 땅에 쳐박아서 죽는 소리를 내게 하는 형틀인 돌지후(突地吼), 돼지가 죽어가며 슬픈 소리를 낸다는 사저수(死?愁), 집이 망해도 시키는 대로 자백하는 형틀인 구파가(求破家), 그리고 실제와 반대로 잘못을 시인하도록 하는 반시실(反是實)이라는 형틀을 고안해서 서로 자랑하며 죄를 만들어 죽였다.

앞서 이경업을 토벌한 흑치상지도 말갈과 토번 등을 격파한 공으로 우무위대장군 연국공(燕國公)에 올라 당나라의 군권을 잡았으나, 그의 군사력을 측천무후가 두려워하자 주흥 등이 무고를 해서 죽임을 당했다. 혹리들은 그의 경쟁상대도 얽어 들였는데, 래준신이 주흥과 마주 앉아 밥을 먹다가, “죄수들이 승복하지 않을 때는, 어떤 방법을 써야 쉽게 승복합니까?”하고 묻자, 주흥이 “그것은 매우 쉽지. 큰 항아리를 구해서 숯으로 사방을 달구고, 죄수를 그 안으로 들어가게 하면 승복하지 않는 자가 없었네.” 라고 했다. 래준신이 곧바로 큰 항아리를 빨갛게 달구고는 “고발장이 있어서 형님을 추궁할 일이 있으니, 어서 이 항아리 안으로 들어가기를 부탁합니다.”라고 하였다. 이 혹리들의 대표자가 삭원례였는데 그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측천무후가 정권이 안정되자 사람들을 달래기 위해서 삭원례 등 혹리를 차례로 죽이니, 생사여탈권을 쥐고 천하를 호령한 것 같았으나 그들 모두는 소모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易에서는 덕이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힘이 생기면 임금을 보필해서 국가를 반석에 올려놓을 것을 생각하고, 소인은 그 힘을 이용해서 개인의 영달을 누릴 것을 생각하다가 패망하게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  

尹相喆 (대유학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