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가는 8월23일, 동양학 전문서적을 지속적으로 출간해 온 도서출판 문사철이 『만화로 만나는 논어-공자, 안 될 줄 알면서 하는 사람』이란 만화작품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웹툰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만화가 김경일의 작품으로 감수는 동양철학자 임종수가 맡았다. 도서출판 문사철은 그동안 동양학 전공자와 연구자를 위한 책을 출간해 왔고, 근래 동양학의 대중화를 위한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해 왔다. 이번 만화고전시리즈의 첫째 권으로 나온 『만화로 만나는 논어-공자, 안 될 줄 알면서 하는 사람』은 이런 출판기획의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만화논어 출간에 또 논어, 공자인가? 라고 물을 수 있을 듯하다. 최근 몇 년간 논어와 공자 관련 책들이 무수하게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도서출판 문사철에서 제작한 만화고전 시리즈 첫째권 『만화로 만나는 논어-공자, 안 될 줄 알면서 하는 사람』은 공자의 일생을 『논어』와 춘추시대 역사에 근거,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공자와 동시대 인간군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 만화논어와는 변별력을 갖는다. 때문에 단순히 고전의 교훈을 모아놓은 학습만화를 지양하고, 인간 공자와 춘추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의 고민과 모색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도서출판 문사철의 만화논어는 춘추시대 공자와 동시대인의 삶을 복원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도서출판 문사철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 회복해야 할 삶의 의미,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오늘 우리 이웃과 공유하려고 했다. 갈수록 삭막해져 가는 현대사회, 폭력과 불안, 인간과 인간사이의 골 깊어진 불신과 회의가 증폭되어 가는 시대에 평화와 화합, 사람사이의 공경을 외친 춘추시대 공자의 메시지가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
작가 김경일은 『논어』를 2년여 간 탐독하면서 논어와 공자의 메시지를 현대인들에게 소통하게 하려고 모든 힘을 쏟았다. 이미 그로테스크한 독자적 작품세계로 독자들의 사랑과 주목을 받고 있는 김 작가는 『논어』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작업에 몰입했다. 그의 작업을 위해 김 작가와 함께 동양철학자 임종수, 북디자이너 최은경이 1년 넘는 시간 동안 『논어』를 읽으며 우리 시대에 『논어』와 공자가 줄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쉼 없이 토론하고 이야기했다. 만화논어 작업을 위한 모임과 토론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춘추시대 말기를 살다간 공자와 동시대가 겹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만화 논어 작업은 더욱 구체화되어 갔고, 마침내 작가 김경일의 붓끝으로 그려질 수 있었다. 그 결과가 바로 『만화로 만나는 논어-공자, 안 될 줄 알면서 하는 사람』이다.
이 작품은 중고생에서 청장년에 이르는 폭넓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었다.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공자의 이미지가 새롭게 다가갈 수 있고, 또 논어를 처음 접해 보는 독자에게는 신선한 충격과 호기심도 안겨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 이미 논어를 읽어본 독자에게는 만화를 통해 공자와 동시대의 군상과 시대상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만화로서 갖는 재미와 풍부한 상상력이 작품 속에 녹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화논어가 고전을 이해하기 쉽도록 만화라는 매체를 빌린 것만은 아니다. 만화가 주는 시각적 이미지의 힘과 논어의 메시지가 어울려, 공자와 동시대인의 고민을 충분히 공감하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화와 고전의 행복한 만남을 시도한 도서출판의 만화논어가 현대인들이 춘추시대라는 고대중국의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함께 공감하고 오늘의 나와 세상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독자들에게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도서출판 문사철 02-741-7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