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이는 소인에게 매이면 장부를 잃을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소인에게 매이면’ 겸하여 장부를 얻지 못할 것이다. (수괘 육이)
부모(영공, 남자)로부터 쫓겨난 위나라의 세자 괴외는 외가인 송나라로 도망갔지만 대접을 못 받았으므로, 진(晋)나라로 가서 망명생활을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아버지인 영공이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히 자기를 불러서 위나라 임금으로 세울 줄 알았는데, 자기 아들 첩(輒)을 임금(출공)으로 세운 것을 알고 분노하였다. 더욱이 아들(출공)이 도성을 굳게 지키면서 귀국을 막는 것이었다. 그래서 진나라의 도움을 받아 위나라 척땅을 점령하고 도성으로 들어갈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당시 공자님의 제자인 고시(高柴, 자고)와 자로는 위나라에 남아서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고시가 자식으로서 그런 패륜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출공에게 간했으나 듣지 않았다.
괴외는 누나인 공희를 설득하여 몰래 도성으로 들어 온 뒤에, 누나와 함께 누나의 아들 공회를 협박하며 그 가신들로 하여금 반란을 일으키게 하였다. 출공은 재상인 공회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말을 듣고 노나라로 도망갔다.
공자의 제자 자로는 그 당시 공회의 가신이었다. 공회가 잡혀있다는 소식을 듣고 성 안으로 들어가 구출하려고 했다. 마침 성안에서 나오는 고시와 마주쳤다. 고시가 “그대가 위나라 국정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번 재난에 끼어들려고 합니까?”
자로가 “내가 공씨의 녹을 먹고 있는데 어떻게 모른척 할 수 있는가?” 하며 성 안으로 들어가서는 공회의 집 고대 앞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중유(仲由)가 여기에 와 있소이다. 공대부께선 대 아래로 내려오시오.” 공회는 석걸과 맹염에게 붙잡혀 있었으므로 그의 말에 응답할 수 없었다. 성이 난 자로가 고대에 불을 지르려고 하자, 공회를 붙들고 있던 석걸과 맹염이 내려와 자로와 대적하였다.
여기서 떨어진 관의 끈을 매며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어선 안된다” 하며 창에 찔려 죽는 자로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공자님은 괴외의 난을 듣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고시는 위나라의 대부이지만 내게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공회의 가신인 중유는 죽을 것이다.” 제자들이 그 까닭을 물었다.
“고시는 명분을 알고 있고 우직하기 때문에 참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유는 용맹을 좋아하고 삶을 가볍게 여기기 때문에, 공회가 위태하니 구해야겠다는 의리를 먼저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자식 간의 다툼이고 공회가 이미 괴외의 편을 들었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고 참견하다 죽을 것이다.”
공자님이 말씀을 마치자마자 고시가 돌아왔고, 조금 있다가 위나라 사자가 와서 공자님께 경의를 표하고 나서 말했다. “우리의 새 임금님께서는 공자님을 경모하여 특별한 음식을 보내셨습니다.”
공자님이 “저것이 중유의 살인가?” 하자, 사자가 놀라면서 물었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위나라 임금이 내게 꼭 보내줄 것이 무엇이겠는가?” 공자는 제자들에게 자로의 몸으로 만든 젓(肉醯)을 한데 싸서 묻어주게 했다. 그러면서 자로의 죽음에 대해 통곡했다. “나는 중유가 자기 수명대로 살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오늘에 이르러 과연 그렇게 되었구나.”
그래서 역에서는 "작은 의리에 매이면 큰 의리를 잃을 것이다"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