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건괘는 봄・여름・가을・겨울을 차례로 운행한다.(건괘 괘사).
지난 9일,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을 보면서, 진천향교에서 있을 주역강의(중천건괘)와 연관지어 보았다. 건괘 괘사에 “건괘는 봄의 덕으로 태어나게 하고, 여름의 덕으로 무성하게 하며, 가을의 덕으로 열매 맺고, 겨울의 덕으로 저장한다(乾 元亨利貞).”고 했으니, 누가 대통령이 되든간에 ‘나라를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의 다름은 있어도, 사계절의 운행에 따라 기승전결하는 것은 같을 것이다.
건괘의 첫 번째 효는 “물 속에 잠겨있는 용이니 아직 쓰면 안 된다”고 하였다. 용의 덕과 능력이 있지만, 아직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능력도 계발되지 않아서 중용될 수가 없는 것이다. 각 정당의 정치지망 신입생에 해당할 것이다.
두 번째 효는 “능력 있는 용이 밭에 있으니 스카웃 해줄 사람을 보면 이롭다”고 하였다. 능력발휘할 준비가 되었고 경험을 쌓은 용이므로, 자신을 등용해줄 사람을 만나면 좋다는 뜻이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후보를 만나 보필하는 사람에 해당한다. 선거를 도운 윤핵관이나 새정권에 참여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인재이다.
세 번째 효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일하고, 혹시 잘못한 게 있나 하고 반성하면, 위태한 처지에 놓였지만 잘못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각 당에서 대통령후보가 되려고 경선에 뛰어든 사람이다. 이미 훌륭한 군자라고 알려졌고 밑천이 어느 정도 드러났기 때문에, 시샘하는 사람들에 의해 해침을 받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홍준표, 이낙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네 번째 효는 “대통령이 되려고 힘을 다해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안전한 장소로 숨으면 잘못됨이 없을 것이다”고 했다. 당선자와 할 말 안 할 말 다 하며 다툰 이재명 씨나 심상정 씨가 이에 해당한다. 이 두 분은 밑천을 다 드러내놓고, 감정싸움까지 하며 도전하다가 실패했으므로 아주 위험하다. 대통령 당선자하고 사이가 좋을 리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등, 당선자에게 완전 승복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눈에 띠지 않는 곳으로 숨어야 한다.
다섯 번째 효는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니, 도와줄 참모를 만나면 길하다”고 했다. 최고 지도자가 되어 경륜과 포부를 펼치는데 거칠 것이 없게 되었지만,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 위해서는 나를 보좌하며 나라를 이끌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윤석열 대통령당선자에 해당한다.
여섯 번째 효는 “지나치게 높아졌으니 후회가 따른다”고 했으니, 대통령자리에서 물러날 현직 대통령에 해당한다. 온 힘을 다해서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다했으므로, 원만하고도 빠른 속도로 권력을 이양할 일만 남았다. 그런데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머뭇거리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건괘의 괘사를 보면, 사계절이 순서대로 순환한다고 하였다. 각 효의 주인공들은 자기의 위치에서 사계절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초효가 봄을 만나는 것과 이효가 봄을 만나는 것이 다를 것이다. 나머지 네 효도 각기 다르다. 하늘은 똑같은 사계절을 주었지만, 각자가 느끼는 사계절이 다른 것이다.
이상으로 건괘를 이번 대통령선거에 비유하여 살펴보았다. 건괘를 대통령 뽑는 것 외에도 사람의 일생으로 볼 수도 있고, 기업의 흥망성쇠로 볼 수도 있다. 주역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달리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주역의 묘미이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서 대통령선거에 참여한 주인공들에 대해서 박수를 쳐주자. 또 주인공들에게 적절한 평가점수를 멕인 우리 자신에게도 박수를 치면서, 다음에는 어떤 하늘이 운행될까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