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자공이 말했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도 괜찮지만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며, 부유하면서도 예의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못한 것이다.(子貢曰 貧而無諂하며 富而無驕호되 何如하니잇고. 子曰 可也나 未若貧而樂하며 富而好禮者也니라. 「학이」15)”
부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연봉 3천 만 원 이하인 사람은 연봉 1억에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을 부자로 여길 것이다. 그런데 연봉 1억인 사람도 연봉 10억인 사람 앞에서는 부자가 아니다. 연봉 10억인 사람도 100억을 버는 사업가에 비한다면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텐데,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할까?
2011년도에 2030 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억 이상 가지고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약 85%나 됐다. 또한 2030세대들이 선택한 삶의 우선순위는 ‘행복’이 5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26.1%) 자유(8.0%), 명예(4.7%), 권력(4%), 존엄(2.9%)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돈이 많아야 부자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삶의 목적은 돈보다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돈도 있고 시간도 있어야 부자라고 말한다.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거나 시간은 있는데 돈이 없는 사람은 부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어찌 되었건 돈이 많아야 부자고, 부자는 대부분이 원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부유함은 커다란 권력에 해당한다. 부를 소유한 사람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교만함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의 주제는 돈과 직결되어 있다. 사랑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한다. 한 때 인구에 회자되었던 대사가 있다.
“사랑? 웃기지마! 이젠 돈으로 사겠어.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니?”
유행처럼 번졌던 이 대사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는 말이 되고 말았다. 부자의 교만함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말이다. 부유함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고 가난함은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고 가난하면서 비굴하지 않는 사람도 드물다. 부유함의 특권은 교만보다 남보다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주 최부자 가문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 가문이다. 조선시대 300년 동안 만석꾼이었던 최씨 가문은 남다른 철학이 있었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고,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않고,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고, 주변 100리 안에는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며, 시집 온 며느리는 3년 동안 무명옷만 입는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면 좋겠다. 교만하지 않고 예의를 지킬 줄 알며 남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