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논어』의 성립 경위를 분석한 책이다. 『논어』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가지고’ ‘왜’ ‘어떻게’ 제작했는지를 규명하였다. 『논어』의 성립 경위를 이와 같은 방법으로 연구한 학자는 이전에도 있었다. 다케우치 요시오[武內義雄](『論語篇』, 武內義雄全集 제1권, 角川書店), 츠다 소우키치[津田左右吉](『論語と孔子の思想』, 津田左右吉全集 제14권, 岩波書店), 기무라 에이치[木村英一](『孔子と論語』, 創文社)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연구에는 일반 연구자들이 범접할 수 없는 권위와 나름의 특색, 의미들이 있다.
다케우치(武內)의 연구에서는 문헌으로서의 『논어』의 연원 내지 『논어』의 원형(저자의 말을 빌면, ‘최초의 전송집’으로서의 논어의 모습)에 관한 고찰이 돋보이고, 츠다(津田)의 연구에서는 『논어』에 등장하는 공자의 말의 사실성에 관한 고찰(저자의 말을 빌면, “자왈” 혹은 “공자왈”로 인도되는 논어의 문장은 과연 공자의 말인가, 그것은 언제 어떻게 성립한 것인가 등)이 도드라져 보인다. 한편, 비교적 뒤에 나온 기무라(木村)의 연구에서는 본인이 연구한 ‘공자의 일생’에 바탕하여,(木村은 『孔子と論語』 제1부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논어』 각 편의 구조와 편제, 각 장의 성립 경위와 전송 경로 등을 자세하게 고찰한 것이 눈에 띈다. 사견이지만 이 3종의 연구서는 현존하는 『논어』 분석서로서는 최고의 연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에서도 그런 편제가 눈에 띈다. 저자 또한 논어의 편제를 설명하는 곳[제2부 제1장]에서 이 책은 무내(武內), 진전(津田), 목촌(木村)의 저작에서 영감을 얻어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몇년 전부터 “공자의 일생”을 주제로 한 저서를 매년 출간하고 있다.(2020년 『공자의 청년시대』, 2021년 『공자의 정치개혁』를 출간하고, 금년 『공자의 천하유력』, 『공자의 고족 제자』의 출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와 아울러 경전으로서의 “시경” 및 “효경”의 성립, 동양인의 문화 심리, 습속으로서의 주자학, 주자학의 해체와 근대의 종언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논어』는 공자의 언행을 전하는 ‘단순한’ 전송집이 아니라 인간이 사회 생활을 영위하면서 취집한 격언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한다. 그것을 성인으로서의 공자의 위명(威名)에 가탁하여 ‘격언화’한 ‘매우 특별한’ 교훈집이라고 한다. 그래서 “논어(論語)”라는 서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다른 유교 경전은 “시경” “서경” 등과 같이 “경”이라 불리고 있지만, 『논어』는 “경”이라 불리지 않으면서도 경의 지위를 점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논어』는 습속(習俗)의 전범(典範)을 제시한 책이라고 한다.
“『논어』는 공자의 언행을 소재로 전통 사회의 지혜를 풀어낸 책이다. 『논어』는 공자께서 돌아가신 후 직제자들이 보았거나 들었던 스승의 언행, 공자와 직제자 및 당시 사람들이 주고받았던 지혜의 말들ㆍ법행들, 제자들의 언행, 당시에 유행하던 속담ㆍ격언, 예로부터 전해져 온 지혜의 말들, 당시의 도덕ㆍ윤리ㆍ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말하자면 생활의 지혜를 담은 전송집이다. …… 『논어』의 문장은 실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가르침이나 교훈의 소재로 삼기 위해 ‘형식과 내용을 조정한’ 것들이다. 당대의 석학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그 진위와 가치를 대를 이어 토론하고 에센스(essense)에 해당하는 것을 선별하여 엮은 책이다. 두서없이 편제된 것 같지만, 각 편에는 나름의 편집 방침이 있는 특별한 전송집이다. 짧게는 700년, 길게는 1천 년 가까이 첨삭하며 편집한 책이다. …… 옛 사람들은 『논어』를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았다. ‘사람답게 사는 삶’의 실제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논어』는 모든 문장이 운율(韻律)을 지닌 ‘격언체’ 형식을 띠고 있다. 운문(韻文)이란 말이다. ‘말에는 다함이 있지만 뜻은 무궁하다’[言有盡意無窮]고 했던가? 『논어』는 그 말로 다할 수 없는 참 인간의 세계,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시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읽은 뒤에도 진한 여운이 남는다.”
이 책은 전문 연구서로 집필되었지만, 일반 대중을 위한 『논어』 안내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각 쪽의 말미에 붙은 방대한 주석은 『논어』 이해에 또 다른 맛을 제공한다.
이 책은 『논어』의 성립 경위를 설명하는 가운데, 공자와 『논어』, 유교의 성립, 공자 몰후의 직제자들의 활동, 습속으로서의 『논어』 등, 『논어』 주변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꼼꼼한 고찰을 하고 있다. 『논어』를 읽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도서출판 문사철 02-741-7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