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부르는 학이 그늘에 있거늘 그 자식 학이 화답하였다. 내게 좋은 벼슬이 있어서 내가 어머니와 함께 하고자 합니다.[中孚卦 九二]
위의 글은 중부괘 구이효의 효사이다. 중부괘는 음효 둘을 양효 넷이 잘 감싸며 위하는 상이고, 하괘 태(말하다, 즐겁다, 빼앗다)와 상괘 손(뒤집으면 태가 됨)이 서로 입을 마주하며 말하는 상이다. 중부괘 괘사에 “하찮은 미물인 돈어까지도 믿게 하면, 어떤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 다만 바르게 해야 이롭다.”고 하였으니, 믿음이 가는 말을 주고받는 것이다.
중부의 ‘중’은 사람의 몸 한 가운데 있는 마음을, ‘부’는 믿음을 뜻한다. ‘믿을 신(信)’자는 ‘人 + 言’이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약속한 것을 지키는 믿음이고, ‘믿을 부(孚)’자는 ‘? + 子’이니 손톱 발톱 밑에 자식을 둔 상이다.
암탉이 사랑하는 수탉의 씨를 받아 자식을 낳았다. 병아리를 낳았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수탉하고 전혀 닮지 않은 알을 낳은 것이다. 알을 본 수탉이 암탉을 보며 “너 누구하고 바람을 폈냐?”하며, 암탉을 한참 구박하고는 쌩하니 나가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바람 핀 적이 없는 암탉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자기가 보아도 전혀 닮지 않았으니…. 그래도 내가 낳은 자식이 추울까봐 품에 꼭 안고, 갖다 버리라는 수탉의 온갖 구박을 견디면서 그렇게 3×7일을 품고 있었더니, 예쁘고 예쁜 병아리가 나왔다. 그런 마음이 바로 ‘부’이다. 나 자신에 대한 굳은 믿음, 그 믿음을 지키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부’인 것이다.
위의 효사는 중부괘의 중심효인 구이효와 구오효를 어미와 자식으로 비유해서 설명한 것이다. 어미 학이 편안하고 천적의 눈에 잘 안 띠는 그늘에 있으면서 “아들아! 어디 있니? 여기가 편안하고 좋으니 이리로 오렴!”하고 부르니, 자식 학이 “어머니! 여기가 더 먹을 것도 많고 할 일도 많아요. 이리로 오셔서 함께 합시다.”라고 답한 것이다. 위하는 말로 부르니 위하는 대답이 온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 사랑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만약 서로 원수지간이라 믿지 못한다면 그렇게 다정한 말이 오갈 수 없다. 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여야정치인들이 말에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가를 위해서 일한다는 생각아래 좋은 말과 좋은 정책으로 대결해야지, 감정을 상하는 말로 서로를 욕되게 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나라도 망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공자님께서 “집안에서 남이 안 볼지라도 좋은 말로 칭찬을 하면, 천리 밖에 있는 사람도 좋은 말로 화답을 한다. 하물며 가까운 데 있는 사람이겠는가? 집안에 있으면서 나쁜 말로 비난을 하면, 천리나 떨어져 있는 사람도 그 말이 틀리다고 하며 비난하는 말로 보복을 한다. 하물며 가까운 데 있는 사람이겠는가? 말은 내 몸에서 나와서 백성에게 영향을 주며, 행동은 내 주변에서 발동해서 먼 데까지 그 잘잘못이 드러나니, 말과 행동은 군자의 추기(樞機)에 해당하고, 그 추기가 어떻게 발동하냐에 따라 영화로울 수도 있고 욕을 당할 수도 있다. 말과 행동은 군자가 천지를 움직이는 도구이니, 삼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이미 3천 년 전에 가르치신 것이다.
尹相喆 (대유학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