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四字論語> ‘旣往不咎’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다

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애공이 재아에게 사에 대해서 묻자 재아가 대답했다. “하후씨는 소나무를 사용하였고, 은나라 사람들은 잣나무를 사용하였고, 주나라 사람들은 밤나무를 사용하였는데 백성들에게 전율토록 하고자 한 것이다.”공자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미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고, 그칠 수 없는 일은 간언하지 않으며, 이미 지나간 일은

편집부 2017. 5. 31.

 

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애공이 재아에게 사에 대해서 묻자 재아가 대답했다. “하후씨는 소나무를 사용하였고, 은나라 사람들은 잣나무를 사용하였고, 주나라 사람들은 밤나무를 사용하였는데 백성들에게 전율토록 하고자 한 것이다.”공자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미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고, 그칠 수 없는 일은 간언하지 않으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다.”(哀公이 問社於宰我하신대 宰我對曰 夏后氏는 以松이요 殷人은 以柏이요 周人은 以栗이니 曰 使民戰栗이니이다. 子聞之하시고 曰 成事라 不說하며 遂事라 不諫하며 旣往이라 不咎로다. 『논어』「팔일」21)

 


 

노나라의 애공이 공자의 제자 재아(宰我)에게 나라를 지켜 주는 수호신에게 제사지내는 사(社)에 대해서 물었다. 당시 제단 주변에는 나무를 심고 그 나무로 신주를 만들었는데, 재아는 애공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하후씨는 소나무를 사용하였고, 은나라 사람들은 잣나무를 사용하였고, 주나라 사람들은 밤나무를 사용하였는데, 밤나무를 사용한 것은 백성들을 두렵게 만들고자 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재아를 꾸짖으며 말했다.

 

“이미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고, 그칠 수 없는 일은 간언하지 않으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다.”

 

이것은 평범한 말 같지만 재아를 아주 심하게 꾸짖은 말이다.

 

하·은·주 세 나라는 제단 주변에 나무를 심고 그 나무로 신주를 만들었는데, 이것은 토질에 따라 각기 다른 나무를 심은 것뿐이다. 그런데 주나라에서 밤나무를 심은 까닭은 밤나무를 나타내는 율(栗)이 두렵다는 뜻의 율(慄)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백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재아는 제단을 세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이미 뱉어버린 말이기 때문에 고칠 수 없지만 재아를 깨우쳐 주기 위해 ‘기왕불구’라고 한 것이다.

 

말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엎어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는 것처럼 한 번 내뱉은 말도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서 허물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냥 덮어주고 넘어가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만큼 신중하고 믿음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남의 지난 잘못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수시로 잘못을 들추어내며 곤란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먼저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재아는 공자의 10대 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러므로 평범한 사람들은 수시로 저지를 수 있는 일이다. 서울에 가보지도 않은 사람이 서울에 대해서 더 잘 아는 것과 같다. 확신 없는 일은 말하지 말자. 그리고 타인의 지난 잘못에 대해서는 더더욱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