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四字論語> ‘君子懷德’ 군자는 덕을 생각한다

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덕을 생각하고 소인은 거처할 곳을 생각하며, 군자는 형벌을 생각하고 소인은 은혜를 생각한다.(子曰 君子는 懷德하고 小人은 懷土하며 君子는 懷刑하고 小人은 懷惠니라. 「이인」11)” 사람을 만날 때마다 부동산 이야기나 주식에 관한 말만 하는 사람이 있다. 또 누구는 돈을 벌었고 누구는 망했다고 호들갑

편집부 2017. 7. 15.

 

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덕을 생각하고 소인은 거처할 곳을 생각하며, 군자는 형벌을 생각하고 소인은 은혜를 생각한다.(子曰 君子는 懷德하고 小人은 懷土하며 君子는 懷刑하고 小人은 懷惠니라. 「이인」11)”

 

사람을 만날 때마다 부동산 이야기나 주식에 관한 말만 하는 사람이 있다. 또 누구는 돈을 벌었고 누구는 망했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불법이나 나쁜 짓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대화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입만 열면 돈돈돈 하는 사람들이 바로 소인이다. 그들에게 세상은 모두 돈으로 보인다.

 

그런데 군자는 이와 다르다. 군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법의 범위 안에서 움직이려고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않고, 공사(公私)가 분명하며, 많은 사람을 편안하게 사귄다. 군자에게 중요한 것은 덕망을 쌓는 것이지 재물을 쌓는 것이 아니다.

 

입만 열면 군자를 칭하고 고고한 학(鶴)처럼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교수가 있었다. 몸에 걸친 옷이나 하고 다니는 행색도 너무 평범하고 명품이라고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세속에 물들고 돈을 밝히는 사람들을 멸시하며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모습은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했고 그에게 배우기를 좋아했다. 요즘 같이 혼탁한 세상에서 보기 드문 군자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고 정년퇴임을 한 뒤에 사람들에게 근황을 듣게 되었다. 그 교수가 요즘 잘 나간다는 얘기였다. 서울 부근에 사둔 땅값이 갑자기 올라 엄청난 돈을 벌게 되었다고 한다. 집 근처에 건물이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월세만 해도 충분히 먹고 산단다.

 

평소 생각했던 모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얘기였다. 군자와 돈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 그런데 입만 열면 군자를 얘기하던 분이 돈과 밀접한 궁합을 이루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어떤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사람은 군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돈보다 덕망을 추구하는 군자였다면 투기나 물질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자는 사회의 지도자요 위정자다. 군자가 돈을 밝히면서 소인들에게 물질을 멀리하라고 가르칠 수 없다. 군자가 법을 어기면서 소인이 위법하다고 가둬둘 수도 없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군자와 소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돈’에 있다. 돈을 밝히면 소인이요, 돈을 멀리하면 군자다.

 

군자인 척 하는 사람은 군자가 아니라 ‘사이비’다. 세상에는 사이비가 많다. 돈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진심으로 군자가 되기 위해 덕망을 쌓으려는 사람보다 고상하게 자신을 포장하는 사이비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