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신간소개> 퇴율공부법과 현대교육 비판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은 무엇인가?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우리는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홍익인간입니다.” 그러나 이제 홍익인간은 교육이념으로서의 빛바랜 구호일 뿐이지 우리 교육현실을 끌고 가는 방향타가 아닌지 오래 되었다. 그래서 자조 섞인 이런 이야기도 시중에 떠돌고 있다. “교육에서 홍익인간은 이제 어디에도 없어요 홍해인간(弘害人間

손경수 기자 2017. 9. 8.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은 무엇인가?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우리는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홍익인간입니다.” 그러나 이제 홍익인간은 교육이념으로서의 빛바랜 구호일 뿐이지 우리 교육현실을 끌고 가는 방향타가 아닌지 오래 되었다. 그래서 자조 섞인 이런 이야기도 시중에 떠돌고 있다. “교육에서 홍익인간은 이제 어디에도 없어요 홍해인간(弘害人間)만이 난무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런 구호를 우리가 외쳐야 할지도 모른다. “더 이상 홍해인간은 안 됩니다. 그러니 제발 홍익인간 합시다.”

오늘날 한국교육철학담론의 소임은 무겁고 갈 길이 너무나 멀다[任重道遠].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홍익인간의 전통이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이름뿐이고 교육의 실제는 홍익인간의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동양심학의 경우도 홍익인간 같이 참 딱한 처지다. 우리 교육은 전통심학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교육의 근원적 부조리함이다. 이 두 가지가 이념과 전통으로 명목상 남아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면서 교육학계의 주류 지식인들은 미국 교육학을 끊임없이 수입하여 유포시키면서 교육의 실제를 마구 오염시키고 있다. 거기에 귤이 열리지 않고 탱자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말이다. 이것은 우리 것에 대한 창조적 계승의 실패와 그에 따른 무기력증의 심화를 강화시킨다. 이제 우리들에게 수입담론은 보편이고 토착담론은 특수가 된 지 오래다. 그러면서 보편이 특수를 홀대한다. 우리의 담론 질서에서 보편과 특수 사이에 건강한 길항과 균형 잡힌 긴장이 과연 있기나 한가 말이다.

홍익인간은 무늬만 있지 교육 실제에서는 줄기차게 미국산 교수-학습만으로 아이들을 거세게 몰아 부친다. 이런 활동은 본말이 전도되어 언 땅에 삽질하기가 되거나 허공에 말뚝 박기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니 오늘날 교육에서 온갖 파열음이 현행 주류 교육 패러다임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심학의 신세도 초라하기는 홍익인간과 마찬가지다. 교수-학습에 과연 심학 장치가 들어 있는가 물어 보자. 그 답은 아주 절망적이다. 전통의 뿌리를 경시하는 사람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수많은 역사가 이를 증거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들에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처럼 홍익인간담론, 퇴계담론, 그리고 율곡담론 등을 세계화하여 수출하자.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먼저 한국교육철학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고 현재 우리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지배담론을 극복하기 위한 자생담론을 창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당장 한국교육철학담론을 아비투스(habitus)-화하라.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희망가를 소리 높여 부르자! 아직도 희망은 엄연히 불씨가 되어 남아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발표해 온 글들을 새롭게 가다듬어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돌아보면서 우리 교육계에 이렇게 간언한다. 보편의 무기로 무장한 수입담론을 한국교육에 무리하게 적용하려고 하지 말라. 전통적인 자생담론을 우리 것으로 삭혀내어 그것 안에서 그것을 통하여 그것이 우리 교육에게 제대로 된 활력소를 제공하도록 장치하라. 그런 역량의 강화가 지금 우리들에게 더욱 절실하다. 진정으로 홍익인간의 그날까지 말이다.

책인숲 031-276-6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