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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字論語> ‘久而敬之’ 오래되어도 공경한다

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평중은 남과 더불어 사귀기를 잘하는구나. 오래되어도 공경하는구나.”(子曰 晏平仲은 善與人交로다. 久而敬之온여. 「공야장」16) 안평중은 제(齊) 나라에서 3대에 걸쳐 왕을 모신 명신으로 이름은 영(嬰)이고 존경하는 의미에서 안자(晏子)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자와는 악연이라면 악연일 수 있다.

편집부 2017. 10. 12.

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평중은 남과 더불어 사귀기를 잘하는구나. 오래되어도 공경하는구나.”(子曰 晏平仲은 善與人交로다. 久而敬之온여. 「공야장」16)

안평중은 제(齊) 나라에서 3대에 걸쳐 왕을 모신 명신으로 이름은 영(嬰)이고 존경하는 의미에서 안자(晏子)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자와는 악연이라면 악연일 수 있다. 공자가 제나라에서 재상으로 등용되는 것을 막은 장본인이 안평중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안평중의 반대로 제나라에서 정치적인 뜻을 펼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가 안평중의 인물됨을 평가한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자는 안평중의 인간관계를 매우 높게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친한 사람에게 공경하는 모습으로 대하거나 예를 갖추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안평중은 오래 사귄 사람이라도 공경할 줄 알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친압(親狎)이란 말이 있는데, 흉허물이 없이 너무 지나치게 친하다는 뜻이다. 친압의 압(狎)은 본래 원숭이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원숭이가 친구를 사귈 때, 처음에는 이도 잡아주고 등도 긁어주며 조심스럽게 대하지만 조금 지나면 장난을 치며 상대를 괴롭힌다고 한다. 자신은 장난으로 하는 행위지만 당하는 원숭이는 당황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친압의 진정한 의미는 가까워질수록 삼가라는 것이다.

요즘은 부부 사이에 서로 반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옛말에 상대여빈(相對如賓)이라는 말이 있는데, 부부 사이에 서로를 손님 대하듯 하라는 뜻이다. 반말을 사용하는 부부는 의견 충돌이 있거나 다툴 경우에는 어김없이 막말이 나온다. 하지만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부부는 싸울 때도 극단적인 상태까지 가지 않는다. 모든 화근은 말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부부 사이에도 친압하지 않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단짝으로 가깝게 지내던 동료도 사소한 일로 관계가 틀어진다.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잠시 잊고 무례하기 때문이다. 가끔 나이든 어른들이 친구를 만나 반가움의 표시로 욕설을 사용하는 경우를 본다. 한편으로는 노인들의 우정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욕설을 하는 것은 보기에 썩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노인들의 애교로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넘길 수도 있지만 친함의 표시가 욕설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사소한 일에서 무너지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다. 분명히 서로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는데, 가끔 그 선을 넘어버린다. 상대를 진심으로 공경한다면 어떤 경우에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원숭이처럼 어리석게 인간관계를 맺지 말고 안평중처럼 상대를 공경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