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 만이 다니는 대로에 그래서 걸어서 접근하기 힘든 사직로와 삼청로가 만나는 큰 길 가운데 우뚝 솟은 누각을 볼 수 있다.
차를 타고 길을 가다 보면 반드시 눈길이 가게 되는 웅장하지만 알 수 없는 고적함을 풍기는 이 건물은 한때 조선의 주궁인 경복궁과 이어져 있던 동십자각이다.
경복궁 원형의 복원 중에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여전히 홀로 서있는 모질함은 현재도 우리를 에워 쌓고 있는 식민지 역사의 모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원래 동십자각은 경복궁 동남쪽 모서리에 위치하는 궁궐의 망루였다. 1867년(고종 4) 경복궁 복원 당시에 세워졌으며 망루를 오르는 계단이 있었고 경복궁 담장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당당한 조선조 주궁의 건물이었다.
그러나 이렇듯 당당했던 동십자각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를 건립하고 경복궁 앞으로 길을 내면서 경복궁이 훼철되어 길 한가운데 홀로 있는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일제의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7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조선의 주궁은 식민지 역사의 생채기를 드러내면서 서 있는 것이다.
동십자각 망루의 기둥은 하방(下枋)과 창방(昌枋)을 매우 간단하게 돌렸으며,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벽채가 없이 트였다.
공포는 2익공으로, 기둥 사이에는 장화반(長華盤)만을 두었으나, 45도 각도로 짜여진 귀에만은 추녀 뒷부분을 받게 하였다.
석축을 쌓은 기단위에 정면 3칸,측면 2칸, 사모지붕의 익공식(翼工式) 목조누각을 세웠다.
석축은 지면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넓이가 줄어들게 장대석(長臺石)을 7단으로 쌓았다.
서울특별시유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었다가, 사적 제117호 경복궁에 포함되어 지난 2006년 8월 28일 지정이 해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