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294​한 사람이 얻으면 한 사람은 잃는다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물고기가 꾸러미 속에 있는 것처럼 하면 허물이 없으리니 손님에게는 이롭지 않다(구괘 이효).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은 조선조 최대의 국난이었던 임진왜란을 슬기롭게 극복한 위대한 영웅이다. 또 조선의 덕망 있는 정치가로 경제·국방·학문·사상·외교 등 다양한 방향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루었다. 4세 때부터 글

윤상철 2024. 7. 30.

 

건원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물고기가 꾸러미 속에 있는 것처럼 하면 허물이 없으리니 손님에게는 이롭지 않다(구괘 이효).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은 조선조 최대의 국난이었던 임진왜란을 슬기롭게 극복한 위대한 영웅이다. 또 조선의 덕망 있는 정치가로 경제·국방·학문·사상·외교 등 다양한 방향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루었다. 4세 때부터 글공부를 시작하여 8세 때 이미 『대학, 논어, 중용, 맹자』 등 사서를 모두 공부했다는 수재이기도 하다.

 

그는 명문가인 풍산(豊山) 류씨의 후손이고, 현직 관찰사 류중영의 둘째 아들이며, 어머니도 세도가인 안동김씨 가문의 자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방에서 곱게 태어나지 못하고 소나무밭 가운데서 출생하였다. 1542년 외가가 있는 경상북도 의성군 점곡면 사촌리(沙村里)의 솔밭에서 태어난 것이다.

 

왜 그랬을까? 풍산 류씨에게 시집가서 시집의 가문을 일으키려는 류성룡의 모친과 시집간 딸자식보다는 가문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친정아버지의 이해다툼이 문제였다. 류성룡의 모친이 만삭이 되었을 때, 꿈에 백발이 성성하고 훤칠하게 잘 생긴 도사가 나타나 “친정집에 가서 해산을 하면 나라를 구할 큰 인물을 낳을 것이다”라는 말을 하고 사라졌다. ‘친정집은 자체가 큰 명당으로 반드시 큰 인물이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그래서 류성룡의 모친은 집안 어른께 꿈 이야기를 하고 친정길을 서둘렀다.

 

만삭의 몸으로 친정집을 들어서자 부친 김광수(金光粹)는 크게 당황하였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딸이 반가웠지만 곧 그 속셈을 눈치 채고는 괘씸한 생각이 앞섰다. ‘아무리 딸자식은 시집가면 남이라고 하지만 시댁의 부귀를 위해서 친정의 부귀를 뺏으러 오다니…’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만삭의 몸으로 먼 길을 온 딸이 안쓰럽기보다는 고약스럽기만 했다. 자칫 시간을 끌다가는 가문의 앞날을 풍산 류씨에게 빼앗길 판이었다. 그래서 딸의 인사도 받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딸을 문전에서 내쫓아 버렸다.

 

할 수 없이 친정집 대문을 뒤로하고 되돌아섰는데, 마을 앞 소나무 숲에 이르렀을 때 산통이 일어났다. 친정으로 돌아가자니 노기를 띤 친정아버지가 무서웠고, 시댁으로 가자니 길이 멀었다. 할 수 없이 소나무 숲에 가마를 세우고 가마 안에서 해산을 하였다.

 

그런데 탯줄을 끊는 순간 의성군 골짜기의 모든 물이 잠시 말라붙었고, 친정집을 둘러싸고 있던 수백 년 된 소나무들도 일시에 생기를 잃었다고 한다. 류성룡이 태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주변의 모든 정기를 흡수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갓 태어난 아기는 주변의 기운을 흡수한다. 자궁 속에 있을 때는 탯줄을 통해 정기를 흡수하고 자라지만 세상 밖으로 나와 탯줄을 끊으면 닥치는 대로 주변의 기운을 모두 흡수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기의 특성 중의 하나다. 비단 아기뿐만 아니라 갓 싹을 내미는 씨앗도 그렇고, 새로 태어나는 동물들도 모두 그렇다.

 

그것은 상실감에 대한 보상 욕구일 것이다. 어머니로부터 더 이상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다는 위기감에 대한 보상 욕구이다. 본능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아기는 ‘무엇이라도~’라는 심리가 발생하고, 곧이어 주변의 기운을 모두 흡수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병원에서 아기를 낳는 것을 반대한다. 소독약, 가위, 주사기, 수술칼, 콘크리트 건물 등 산부인과 병원에서 얻는 기운이 좋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류성룡은 큰 인물이 되었다. 그러므로 역에서는 ‘내 것이 아니더라도 잘 간수하고 위해주면 내 것이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