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동정

인터뷰 – 박광영 성균관 의례부장“주먹 인사를 하지 말고 읍례(揖禮)를 실천해야”

박광영 성균관 의례부장 유례없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이라는 신조어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른바 ‘주먹 인사’가 유행하고 있다. 박광영 성균관 의례부장에게 올바른 ‘인사’에 대해 물었다. ▶성균관에 출근하면 한복으로 환복하고 유복(儒服)을 입은 후 매일 대성전에서 인사를 하는

손경수 기자 2020. 11. 9.

 

 

박광영 성균관 의례부장

 

 


 

유례없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이라는 신조어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른바 ‘주먹 인사’가 유행하고 있다. 박광영 성균관 의례부장에게 올바른 ‘인사’에 대해 물었다.

 


 

▶성균관에 출근하면 한복으로 환복하고 유복(儒服)을 입은 후 매일 대성전에서 인사를 하는모습을 본다.

 

성균관 의례부장 직을 맡은 2013년 6월, 원임 전례위원장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알묘(謁廟)를 해야 한다”라는 가르침이 있었는데, 의관을 갖춰 대성전에 들어가 알묘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방송을 보면 유명인들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유림들도 ‘주먹 인사’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과연 문제는 없는지?

 

매우 잘못된 것이며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인사는 상호 만났을 때 존경과 고마워하는 마음을 담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주먹이란 일종의 폭력을 내포하고 있으니 잘못되고 무례한 행동이다.

 

▶만났을 때 악수를 많이 하는데 친근감을 나타내는 인사가 아닌가?

 

악수(握手)의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있다. 대체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 등을 바른손에 지니다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 적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자신의 손에 무기가 없어 ‘당신을 해칠 마음이 없다’라고 알려주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손을 상대방에게 뻗어 상대방도 이에 응하게 되면 두 손을 잡았다고 한다.

 

▶악수는 오늘날 보편적인 인사법이 아닌가?

 

국가, 종교, 민족에 따라 인사하는 방식이 다양하다. 악수는 미국과 캐나다 등 서구권에서 보편적인 인사법이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볼을 비비는 등의 행동을 한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인사를 할 때 코를 비벼대며, 에스키모인은 상대방의 뺨을 치는 등 지역과 민족에 따라 다양한 인사 방식이 있다. 인사 방식이 다르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동아시아에는 서구의 악수와 다른 전통 인사법이 있는지?

 

티베트에서는 자신의 혀를 내미는데 친밀을 나타내고 있다. 태국에서는 두 손을 모으고 팔과 팔꿈치를 붙여 고개를 숙이는데 ‘와이(wai)’라고 하며, 미얀마에서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지켜온 인사는?

 

예(禮)는 천리(天理)의 절문(節文)이며 인사(人事)의 의칙(儀則)이라 하여 우리의 선현들은 예의를 중요하게 여겼다. 절이라고 하는데 계수(稽首), 돈수(頓首), 숙배(肅拜) 등이 있다.

 

▶어린 아이들이 어른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배꼽인사는?

 

공수(拱手)이다. 두 손을 서로 감싸는데, 남성은 왼손을 바른손 위에 감싸며 여자는 왼손 위에 오른손을 감싸는 것을 차수(叉手) 혹은 공수라고 하여 배꼽을 위치에 두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공수한 손을 눈 높이로 올리면 상읍(上揖), 입 높이로 올리면 중읍(中揖), 가슴 높이로 올리면 하읍(下揖)으로 구분했다.

 

▶전통을 지키면서 현실에 맞는 올바른 인사법은?

 

읍례를 생활화해야 한다. 악수가 보편적인 인사가 된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 설날 어른을 찾아뵙거나 만났을 때 반드시 절을 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이 집안 어른을 뵙고 읍례를 했으면 반드시 실내에서 절을 올려야 한다. ‘인사 드렸으니 절은 뭐하러 하노’라는 식은 올바른 교육이 아니다. 교육은 가정에서 인사를 통해 실현된다.

 

▶유림들이 먼저 읍례를 실천해야 하지 않나?

 

옳은 말이다. 유림들이 먼저 읍례를 실천해야 한다. 성균관과 향교 등에서 거행하는 각종 행사 때 악수보다는 읍례를 먼저 하면 우리의 전통도 지키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

 

※ 이글을 읽는 유림들이 유교의 기본 인사법인 ‘읍례’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접촉으로 인한 전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에 유림들부터 유교의 전통 유산인 ‘읍례’를 생활화해 모범을 보이면 유교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