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휴온스글로벌의 핵심 비상장 자회사 휴온스랩이 상장 자회사 휴온스에 흡수합병되는 구조를 두고 “제도 사각지대를 이용한 신종 우회상장”이라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엄정 심사를 촉구했다.
액트는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연대와 함께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탄원서 연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사안은 휴온스글로벌이 지분 64.1%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 휴온스랩을 상장사 휴온스에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휴온스랩은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인 ‘하이디퓨즈’를 보유한 회사로, 휴온스글로벌의 미래 성장성과 연결된 핵심 자산으로 평가돼 왔다.
액트 측은 이번 합병이 일반적인 계열사 재편을 넘어 지주사 소액주주의 주주가치 훼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상장 핵심 자회사가 직접 상장을 추진할 경우 이른바 ‘쪼개기 상장’ 논란에 직면할 수 있지만, 이미 상장된 계열사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은 우회상장 심사 대상에서 벗어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실질적으로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것과 같은 합병을 우회상장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제도의 허점을 방치하는 것”이라며 “한국거래소가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차원에서 우회상장에 준하는 질적 심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쟁점은 주주 보호 장치에도 있다. 휴온스랩은 휴온스글로벌이 보유한 핵심 자산이지만, 합병 당사자가 휴온스글로벌이 아니라는 이유로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 등 직접적인 방어 수단이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액트 측은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이 하이디퓨즈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음에도, 핵심 자산이 다른 상장사로 이전되는 과정을 사실상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시장 반응도 논란을 키웠다. 액트에 따르면 합병 풍문이 확산된 5월 11일부터 공시일인 18일까지 6거래일 동안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누적 29% 하락한 반면, 휴온스 주가는 16.5% 상승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를 두고 “시장이 지주사에서 자회사로 가치가 이전되는 구조를 먼저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휴온스랩 기업가치 산정도 도마에 올랐다.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한 휴온스랩의 기업가치 1,290억 원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평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이디퓨즈 기술의 경쟁력과 사업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주사 주주가 누려야 할 지분 가치가 축소됐다는 주장이다.
액트는 탄원서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형식적 요건만을 이유로 심사를 회피하지 말고 직권 심사에 나설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에는 합병 증권신고서상 가치평가 적정성을 엄격히 살피고,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정정 요구 또는 반려 조치를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이번 사안을 막지 못하면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 계열사에 합병시키는 방식이 자본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며 “나쁜 선례가 남지 않도록 탄원서 제출과 전자서명 등 후속 행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계열사 간 합병의 형식보다 실질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지주사 체제에서 핵심 자산을 어디에 둘 것인지,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감독당국과 거래소의 판단 대상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