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유림사회를 진단한다 ②성균관 국고보조금 사건의 전말

2013년 7월 24일 성균관 원로 유림들의 만류와 질타에도 불구하고 무단으로 명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P교수와 그 일행 (사진출처 뉴시스)
이른바 성균관 국고보조금 사건이 벌어진 지 3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성균관과 유림사회는 이 사건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었고 이미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마치 유림사회의 원죄인양 들먹이면서 여전히 성균관과 유림사회를 폄훼하고 모욕하는 자들이 있다.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유림들은 자괴감에 이를 애써 외면할 뿐이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같은 짓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사건 당시 언론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성균관장이 제자를 통해 받은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허보를 남발했고 이는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유림이라면 다시는 언급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성균관의 자금 집행에 불투명한 점이 있었고, 실제 국고보조금 집행에 위법이 있었으니 그 책임이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유교 종단과 수장을 그렇게까지 모욕하고 치욕스럽게 할 만한 사건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되었음에도 원임 관장은 자신이 다 안고 가겠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무엇이 원임 관장으로 하여금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만들었을까?
우선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돈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의 국고보조금 5억 4,600만 원이었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 동안의 부관장 헌성금 8억 4,000만 원 총 13억 8,600만 원이었다.
이 중 국고보조금 5억 4,600만 원은 4년 간 성균관 운영비, 직원 급여, 직원 상여금 등으로 지출됐으며 관장 개인이 쓴 돈은 한 푼도 없었다.
성균관 헌성금 8억 4,000만 원은 성균관의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관장 개인 명의로 개설한 펀드 청약금과 차입금 상환 등으로 8년 간 지출된 돈이었다.
여기에는 성균관에서 내부 관행에 따라 관장 개인 명의로 거래된 돈, 그리고 종교연합단체 회장 종단으로서 중국이나 북한 등 각종 국제행사에 비공식적으로 지출된 돈이 모두 포함됐다.
이것을 가지고 성균관장이 제자를 통해 받은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매도한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 같은 허보가 남발하게 됐는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그 배후에 대해서는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을 들여다보면 의문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이 사건에는 사건의 당사자로서 성균관장과 총무부장 두 사람만 등장한다.
성균관의 조직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아스럽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이유는 총무처장이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성균관의 종단 업무와 재정을 담당하는 부서는 총무처이고, 총무처의 업무와 운영자금은 총무처장이 모두 총괄한다.
성균관장 다음으로 수석부관장이나 상임부관장이 있었지만, 실제 업무는 총무처장이 전체를 총괄하는 구조다.
성균관의 자금 집행 구조로 보면 총무처장의 결재 없이는 어떤 집행도 이루어질 수 없으며, 사업 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이 사건 당시를 보면 성균관장의 결재는 형식적이었고, 심지어 총무처에서 성균관장의 결재 사인까지도 대신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이 사건에서는 총무처장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모두 관장에게만 몰아간 것이다.
또한, 당시 총무부장은 이 사건 훨씬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정부 당국과 사업 예산의 10% 내에서 운영지원예산을 자체적으로 조성해 쓰기로 협의가 돼 있다고 발언하고 있었다.
실제 문제가 됐던 ‘청소년 인성교육 현장교실’ 사업에는 인건비를 비롯한 성균관의 운영지원예산이 전혀 책정되어 있지 않았고, 이는 사업 기간 내내 문제가 됐다.
사업 예산 측면에서 본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불법을 저지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는 평을 듣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
이는 이 사건 이후 K학회가 진행한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의 경우 1, 2차 연도에 각각 1억8천만 원씩의 운영지원 예산이 책정됐고, 3차 연도 사업에는 여기에다 간접비 1억5천만 원까지 더한 것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최종적으로 성균관 국고보조금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13억 8천6백만 원은 모두 원임 관장의 개인 재산으로 공탁되고 변제됐다. 이 돈은 이미 성균관의 운영자금으로 8년 동안 지출됐던 돈이다.
원임 관장이 공탁하고 변제한 이 돈은 다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성균관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됐고, 그 중 6억 원은 성균관의 유교박물관 부지 매입비용으로 쓰였다. 성균관 총무처에 의하면 이 땅의 현재 재산 가치는 이 돈의 수십 배에 이를 정도로 폭등했다. (계속)
이상호 /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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