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은 눈먼 돈인가
<span style="color: rgb(255, 0, 0);">차기 관장에게 문제 떠넘겨서는 안 돼<br>추진위에 보상금 용처 밝히고 반납해야</span>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을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이 문제는 오는 4월1일 3년의 정식 임기를 시작하는 제32대 성균관장에게도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임 성균관장이 과거의 적폐로 발목을 잡혀 지난해와 같은 혼란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게 유림들의 공론이다. 이에 유교박물관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본다.

유교박물관 조감도
유교박물관 건립 사업 어떻게 추진됐나
2013년 6월23일 성균관에서 관장단 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산25-106 외 1필지 유교박물관 부지 매입의 건이었으며, 논의 끝에 참석 부관장들이 1천만원을 갹출해 입찰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6월28일 성균관은 부지입찰에 참여해 최종 낙찰에 성공하고, 7월2일 매도인 교보생명보험주식회사의 대리인인 한국자산관리공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부지 매입 총 금액은 총 8억 2천만원으로 부관장 갹출 1억 2천만원, 고 박남호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1억원, 최근덕 원임 관장이 성균관에 입금한 6억원으로 충당됐다.
유교박물관 부지 매입의 건은 7월5일 성균관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추인됐으며, 7월19일 개최된 성균관 임시총회에서 의안으로 상정돼 추인됐다.
9월28일 유교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라 한다)를 구성하고 ‘유교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정관’을 제정했다. 위원장은 어윤경 부관장이 맡았으며, 기금을 갹출한 나머지 부관장들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때 제정된 추진위 정관의 주요 핵심 내용은 성균관과 추진위의 재정을 별도로 하는 것이었으며, 정관에서는 ‘제5장(재정) 제19조(재정) ① 위원회의 사업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재원은 발전기금 및 기타 수입으로 한다. ② 재정은 유교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의 발전기금에 포함하여 관리하되 타 재산에 편입되지 않도록 위원회에서 별도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2014년 3월28일 성균관 정기총회에서 박물관 건립 추진 경과보고를 하고, 총회에서는 2014년 유교박물관 건립 특별사업을 승인했다.
총회 승인을 받은 추진위에서는 2014년 9월부터 전국 유림들을 대상으로 추진위원을 대대적으로 모집했다.
이때 추진위원장이었던 어윤경 현 성균관장은 전국 유림들에게 “우리 유림지도자께서는 유교박물관 추진위원회에 모두 참여하시어 무한한 힘을 함께 해 주시리라 믿고 가입신청서를 보내드리오니 한 분도 빠짐없이 모두 가입해 주시고 박물관이 완공된 뒤에 가장 좋은 위치에 명예의 전당을 세워 이번에 참여하여 어려움을 함께 하신 지도자 여러분 모두의 공로를 금석문으로 새겨 자손 대대로 영광과 명예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전국 유림들을 대상으로 한 추진위원 모집을 끝으로 유교박물관 건립 추진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지금은 토지보상금과 관련된 의혹만 무성한 채 추진위나 사업 추진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유교박물관 부지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무엇이 문제인가
앞서 살폈듯이 유교박물관 부지 매입 총 금액은 총 8억 2천만원으로 이 돈은 부관장 갹출 1억 2천만원, 고 박남호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전 회장 1억원, 최근덕 원임 관장이 성균관에 입금한 6억원으로 충당됐다.
그런데 김동대 전 총무처장은 지난 해 5월 전국 총회 대의원들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2013년 총무처장 당시 성북동 유교박물관 부지 11,724평을 8억 2천만원에 입찰을 강행하였다. 부관장단 회의를 거쳐 2억2천여만원을 모금하여 계약금으로 처리하고 이후 4억여 원을 차용하여 잔금을 완납하고 당시 재판에서 추징금으로 나갈 돈을 반환금으로 받아 차용금을 변제하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김동대 전 총무처장의 이 발언은 총 금액도 맞지 않았고, 게다가 최근덕 원임 관장이 입금한 돈으로 충당했음에도 자신이 차용해서 잔금을 마련했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는 토지보상금뿐만 아니라 추진위의 자금 집행에 애초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토지보상금이 문제가 된 것은 사업 추진 중 서울시 성북구가 시행하는 ‘북악산도시자연공원(정법사지구 조성사업)’에 유교박물관 부지 일부가 편입돼 협의기간(2014년 8월18일 ~10월1일)을 거쳐 11월에 5억 1천 6백만원이 보상비로 지급되면서부터다.
협의기간 중인 9월 어윤경 위원장은 전국 유림들을 대상으로 추진위원을 모집하면서 “성북동 유교박물관의 주인은 유림 모두이다. 유교박물관 건립위원회에 참여하는 순간 성북동 유교박물관 부지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갖게 됨은 물론 미래 유교문화융성의 발판을 마련하는 주역이 되는 것이다. 성북동 부지와 관련해서 발생하는 수입은 유교박물관 건립 등의 목적사업에만 사용해야 하므로 참여하는 모든 추진위원이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어윤경 위원장을 비롯한 추진위원들은 결의문을 발표하고 “이 토지의 보상금 일체는 박물관 건설비용 용도로 사용하여야 할 것이고 그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고 결의하기도 했다.
어윤경 위원장은 같은 해 10월에도 “현재 성북동 부지 일부가 성북구청에 수용돼 토지보상금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토지보상금을 돈이 없다는 성균관 총무처가 일반회계로 돌려쓰려고 하는데 절대 안 될 말이다”며 “많은 이들이 뜻을 모아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어 이제 꽃이 피려 하는 시기에 불을 지른다면 이보다 더한 악행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어윤경 위원장의 거듭된 발언은 당시 성균관 집행부가 추진위 정관을 어기고 토지보상금을 임의로 사용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추진위의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한효 전 성균관장 직무대행은 토지보상금이 지급되자 토지보상금을 추진위에 입금하지 않은 채 개인통장에 보관하고 성균관 총무처의 운영비로 지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해 5월 김동대 전 총무처장은 “성북동 토지 보상금 5억 1천여만원을 개인통장에 보관한 사실을 지적하자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6월에는 “성북동 부지 대금 5억 1천 6백만원을 정한효 개인통장으로 입금했다가 직원급여 차입금 등으로 처리하고 새 관장에게 4억 1천 8만 71원을 인계하면서 잡수입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적했듯이 추진위 정관에서는 이 토지보상금을 성균관 총무처의 일반회계로 사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김동대 전 총무처장이 지적한 대로 정한효 전 직무대행은 정관을 위반해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을 임의로 사용했고 그 금액은 1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어윤경 관장이 제31대 성균관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이 같은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은 정관에 따라 추진위의 발전기금으로 별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어윤경 성균관장 역시 이를 시정하지 않았고 문제가 된 토지보상금을 추진위의 별도 통장에 입금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은 어떻게 사용됐는지 밝혀진 게 없다. 거듭된 논란에도 어윤경 성균관장이나 성균관 총무처 모두 이 돈을 누구 명의로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사용했다면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밝히고 있지 않다.
인근 음식점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 일부
유교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어떻게 됐나
어윤경 위원장이 성균관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였을 당시 어윤경 위원장과 간사였던 김동대 전 총무처장은 그에 앞서 추진위를 소집해 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추진위 위원장은 성균관장이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추진위 총회에서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사태가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
추진위 정관 제7조(위원장과 임원의 선출 및 임기)에서는 ‘① 위원회 위원장 및 임원 선출은 다음과 같다. 1. 위원장은 총회에서 선출하며 초대 위원장은 설립 당시 추진위원 중 부관장 1인이 맡는다. 2. 부위원장은 1000만원 이상 헌성자로 위원장이 위촉한다. 3. 자문위원은 위원장이 위촉한다. 4. 감사는 총회에서 인준을 받아 선출한. ② 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하며 연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3조(총회)에서는 ‘① 총회는 위원 전체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동대 전 총무처장도 총무처장 재직 당시 추진위 위원장은 성균관장이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추진위 정관 절차에 의거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힌 적이 있다.
현재 추진위 위원들은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2013년 9월28일 추진위가 출범하고 정관을 제정했으니 지난해 9월27일 3년의 임기가 종료됐던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추진위가 아직 구성돼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권리가 있다. 이제라도 추진위 회의를 열어 새롭게 추진위를 구성하고 신임 위원장을 선출해 정상화시켜야 한다.
오는 3월 중순 제32대 성균관장 선출이 예정돼 있다. 그 이전에 유교박물관 토지보상비 문제는 정리돼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인수인계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분란이 생길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 시점에서 어윤경 성균관장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자신이 주장했던 것처럼 유교박물관 토지보상비 내역을 밝히고 추진위로 자금을 이양해 추진위 발전기금으로 별도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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