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묘 은행나무 파손사고 관련, 관계기관 현장회의 열려
<span style="font-size: 12px;">​​</span><span style="color: rgb(255, 0, 0); font-family: NanumGothic, sans-serif; font-size: 14.6667px;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및 원칙과 규정 준수여부 반드시 공개 필요</span>
사고 현장에 허술한 형태의 출입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성균관장 명의의 현장보존 안내문이 부착되었다.
다른 곳의 지지대도 교체하기 위해 아랫 부분이 파헤쳐져 있다.
부러진 은행나무 가지와 지지대 등 부속품들이 명륜당 앞마당에 보관돼 있다.
전영우 문화재위원장이 보관중인 명륜당 은행나무 사진을 보이며 말하고 있다.
현장확인 및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63년째 성균관을 지키며 은행나무를 봐온 김인겸 여사가 현장을 찾아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7월1일 서울 문묘 성균관의 천연기념물 제59호 명륜당 은행나무가 지지대 교체 작업 중 부주의로 상당 부분 파손된 사고와 관련해 7월2일 오전 11시 현장에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종로구청, 성균관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고 경위 조사 및 전문가 자문회의가 열렸다.
이원호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학예연구관의 사회로 시작된 회의는 전영우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강철기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전문위원, 최연호 나무전문병원 원장, 박광영 성균관 총무부장, 정기석 종로구청 문화과 문화재보존팀장, 서윤교 종로구청 문화과 문화재보존팀 주무관 등 참석자 소개에 이어 서윤교 종로구청 담당주무관이 개요를 설명했다.
서 주무관은 “국고보조사업으로 잡혀있던 서울 문묘 명륜당 은행나무 지지대 교체사업을 시행하여 오전부터 작업을 하던 중 낮 12시 25분경에 고임목이나 부목 등의 장비를 갖추지 않고 기존 지지대를 빼는 순간 바로 가지가 부러지면서 아래쪽의 직경 30cm 정도의 가지를 쳐서 같이 부러지게 된 사건이다. 직후에 연락을 듣고 와서 급하게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보고를 했으며 조치를 취하기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어 문화재청과 같이 나와서 오늘 아침에 위원님, 직원들, 성균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듣고 향후 조치방안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건 파악 경위를 자세하게 얘기해달라는 이 학예연구관의 질문에 서 주무관은 “유선으로 보고를 받았다. 구청에서 있던 중 급히 연락을 받고 왔다”고 했으며, 작업 공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과 진위 파악, 증인 확보 여부 등을 묻는 이 학예연구관의 이어진 질문에 서 주무관은 “주민 등 목격자들이 많아서 사실관계는 확실하다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과업의 세부내용을 담은 지시서나 시강서의 존재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서 주무관은 가지고 있던 자료를 회의 참석자들에게 제시했는데, 그 안에는 도르레나 체인블럭 등을 준비해서 작업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사실이 적시되어 있었으나 실제로 작업시에는 그 과정이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
이 학예연구관은 문화재청의 보고조치 상황으로 “7월1일 낮 12시25분에 해당 사고소식을 접수하여 즉시 천연기념물과장, 문화재보존국장, 문화재청 차장, 문화재청장에게 사고경위서를 보고했으며 문화재청장은 나무가 잘 살 수 있도록 보존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첫째, 사고 이후 나무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둘째, 거의 절단된 채 땅에 내려앉은 큰 가지를 향후 성균관 등에서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며, 셋째, 오늘 현장 회의 이후 다음 주 예정된 호우를 대비하여 응급조치를 먼저 시행할 것이고, 넷째, 앞으로의 모든 세부절차는 문화재청, 종로구청, 성균관이 함께 공유 및 협의하여 진행하며, 다섯째, 공정상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그에 따른 적절한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대략적인 처리방향도 제시했다.
전영우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은 “명륜당 은행나무는 식목 기록이 확인되는 사항이고 수명이 오래된 것은 이미 아는 사실이므로 요즘 비가 많이 온 것을 감안하여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음을 감안하여 안전조치가 제대로 되어야 했으나 그나마 사고가 그때 발생하여 사람들이 다치지 않은 것이 큰 다행인 것같다. 두 번째로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아야 했지만 은행나무의 특성상 오래된 나무는 때때로 쓰러지거나 찢어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고, 지지대를 제대로 설치하는 등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아서 발생했으니 이미 떨어진 것을 붙이거나 재생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추락한 큰 가지를 성균관에서 교육자료로 활용할지를 결정한 후 장마철임을 감안하여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바로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적절하게 대처하되 너무 과민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소견을 밝혔다.
강철기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전문위원은 “굉장히 안타깝지만 이런 일을 계기로 나무에 대한 경외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최연호 나무전문병원 원장은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로는 이 나무를 처음 본다. 연령이 오래된 나무에게 지지대를 계속 대는 모습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이번에 드러난 부위를 보면 안쪽이 상당 부분 썩어있고 바깥 일부분만 살아있는 모습이니 전체의 상태가 어떠한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문가로서의 소견을 밝혔다.
이번 지지대 교체작업을 시행한 업체의 정모 대표는 “23년째 이쪽 분야의 일을 해왔는데 이번에 큰 실수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회의 결과는 서면으로 정리하여 제공하겠다”는 문화재청의 설명이 있었으나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된 다음의 문제점들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첫째, 천연기념물 제59호 서울 문묘 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의 지지대 교체작업은 종로구청에서 업체 선정 등을 진행하고 문화재청의 승인과 예산지원을 받아 시행되었으나 작업 당시 관청에서 나온 현장감독관은 없었다. 이는 문화재청과 종로구청의 관계자들이 사고 소식을 전화로 전달받은 후 사실을 인지했고 조치를 취했다는 발언들에서도 확인된다.
둘째, 업체에서 애초 작성한 계획서에서는 도르레 등을 사용하여 안전조치를 취하며 진행할 것임을 표시했으나 실제 작업시에는 대체 지지대나 관련 장비 등 어떠한 기구도 준비되지 않았다. 이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서도 곧바로 확인되었고 현장회의에 참석한 정모 대표도 “계획서에 그런 내용을 넣었다고 해서 그대로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진행한다”고 확인해주었다.
셋째, 원래는 이런 작업시 문화재청, 종로구청, 성균관이 긴밀히 협의하여 진행되어야 하나 그동안 관례적으로 성균관에는 거의 통보 없이 실시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성균관 관계자는 “2021년 3월에 명륜당 은행나무 가지치기를 위해 대형크레인으로 사다리차를 들어올리다 동삼문에 추락했을 때도 종로구청은 소형 차량을 사용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실제로는 훨씬 큰 차량이 와서 들어올려 이동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이번에도 공문과 전화 등을 포함하여 어떤 형태의 통보나 논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넷째, 문화재청과 종로구청 관계자들은 적은 인력으로 많은 문화재를 관리하는 어려움을 거듭 호소하고 있으나 현장감독관이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작업들이 진행되거나 시작시에만 잠시 머무르다 다른 업무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형태였고, 1년전 ‘동삼문 사다리차 추락사고’ 이후 책임자들이 성균관을 방문하여 사과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원칙과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이번에도 인재(人災)가 발생했다.
다섯째, 지지대 교체작업을 시행한 업체의 잘못만 유독 부각되는 모습이지만 이번 사고를 초래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지금까지 어느 기관에서, 어떤 과정과 논의를 거쳐,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사실 그대로 명명백백하게 국민과 언론에 공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앞으로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고, 원칙과 규정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필수이다.
이번 서울 문묘 성균관의 명륜당 은행나무 파손 사고는 단순하게는 ‘나이든 나무의 가지가 부러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기관 관계자들의 부주의와 안이한 자세가 만든 결과이며, 반복되는 잘못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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