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신년사-손진우 성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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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우 성균관장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사문진작(斯文振作)을 위해 노심초사 노력하시는 유림지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강녕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금년은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합니다. 토끼는 부지런하고 지혜롭고 민첩한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는 분수를 알고 주위의 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여 슬기롭게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지난날 참으로 어려운 사태를 겪었습니다. 모든 일의 근본을 돌이켜 보면 서로 믿음이 부족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개인의 이익만을 도모함에 기탄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백년지계인 교육의 부재로 인해 우리의 아름다운 문물전장(文物典章)은 정착지를 잃게 되었으며, 강상윤리의 저상(沮喪)과 퇴폐풍조와 이기주의의 범람은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의 훼상(毁傷)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문명의 혜택으로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참으로 어렵고 어지러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언론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전 세계가 벌집을 쑤셔놓은 듯 떠들썩합니다. 참담한 현실을 보면서 성현들의 삶을 회고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마음일 것입니다. 성현들이 살던 세상도 지금과 같이 혼란스러웠을 텐데, 이럴 때마다 어떤 마음과 어떤 자세로 극복했는지 깊이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게 됩니다.
군자는 두루 사랑하되 편당(偏黨) 짓지 않으며[君子周而不比] 소인은 편당 짓고 두루 사랑하지 않는다[小人比而不周]라고 하였습니다. 새해에는 사의(私意)를 버리고 군자의 공심(公心)으로 유교의 미래를 우려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여며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가지고 모든 일에 임한다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며, 성현의 마음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일에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전국 유림지도자께서는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며 올바르게 실천해야 합니다. 각자 일신(日新)하여 선비정신을 실천함으로써 국민에게 존경받는 유림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도덕에서 나오는 정의를 바탕으로 관행화된 인습을 탈피하여 유교 부흥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성균관이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고당(高堂)에 만복이 가득하기를 삼가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孔夫子誕降2574年 癸卯年(2023) 元朝
成均館長 孫晉瑀 頓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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