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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종단

대통령 선거일보다 알기 어려운 성균관장 선거일

오흥녕
2023.02.12·11분 읽기·조회 90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공직선거법 규정들을 확인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은 공직에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각종 선거 규정의 기준이 된다.

 


 

 

성균관장 선출을 위해 가장 먼저 중앙종무회의부터 소집된다.

 


 

 

성균관장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은 중앙종무회의를 통해 선출된다.

 


 

 

성균관 직원의 선거 개입을 금지하는 조항이 종헌에 명시되어 있다.

 


 

 

후임 성균관장은 임기 시작일인 4월1일의 10일 전인 3월22일까지는 선출되어야 한다.

 


 

선거(選擧)는 ‘일정한 조직이나 집단이 대표자나 임원을 뽑는 일’(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단체에서 당연히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게다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절차와 과정이 더욱 명확하고,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개편되는 것이 지금의 추세인데 제34대 성균관장 선거를 앞둔 유림사회에서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1. 이미 확정돼 있는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일

 

대한민국의 공직선거를 총괄 관리하는 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c.go.kr)에서 오른쪽에 있는 ‘선거/법령’-‘선거법규’-‘법규’-‘공직선거법’의 순서로 찾아가면 법률 제18841호 공직선거법의 모든 내용이 공개돼 있다.

 

여기에서 ‘제1장 총칙 제2조(적용범위)’를 보면 ‘이 법은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제4장 선거기간과 선거일’에서 ‘제33조(선거기간)’에 의하면 대통령선거는 23일,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 의원·장 선거는 14일로 구별하고 있으며, ‘선거기간’도 대통령선거는 후보자등록마감일의 다음 날부터 선거일까지,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 의원·장 선거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후 6일부터 선거일까지로 정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제34조(선거일)’인데, 대통령선거는 임기만료일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 국회의원선거는 임기만료일전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 지방자치단체 의원·장의 선거는 임기만료일전 3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로 했고, 이러한 선거일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속절 또는 공휴일인 때와 선거일 전일이나 그 다음 날이 공휴일인 때에는 그 다음 주의 수요일로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지난 2022년 3월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는 물론 이후의 대통령선거 일정도 예측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제21대 대통령선거는 공직선거법 개정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사망·사임 등 임기가 조기종료되는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2027년 3월3일에 치러지고, 제22대 대통령선거는 2032년 3월3일, 제23대 대통령선거는 2037년 3월4일에 진행된다.

 

유권자 국민이 직접 투표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우리와 달리, 유권자들이 자신들을 대표할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선출된 선거인들이 대통령을 뽑는 미국도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선거일은 ‘대통령의 임기만료 전해 11월 첫째 주 월요일 다음의 화요일’로 정하고 있으므로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5년의 전해인 2024년 11월 5일에 선거가 치러진다.

 

2. 현재의 규정에 따른 제34대 성균관장 선거 절차

 

성균관 홈페이지(http://www.skk.or.kr)의 ‘커뮤니티’-‘공지사항’-‘성균관 종헌 및 제규정(2019.3.27.)’에 있는 ‘성균관 종헌’과 ‘성균관장 선출규정’을 살펴보면 성균관장은 대의원 직접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은 ‘성균관장 선출규정’에 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러 규정들이 혼재되어 정리가 필요한데, 가장 먼저 성균관 종헌 제5장 중앙종무회의 제21조(회의 및 의결사항) 6항(선거관리위원 선출)과 제22조(회의 소집) 1, 2항에 따라 선거관리위원을 선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중앙종무회의를 열기 위해 의장인 성균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임시중앙종무회의를 소집하되 ‘회의 7일 전에 안건, 일시, 장소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에 의거해 간사인 총무처장이 대의원들에게 공문을 발송한다.

 

이때 제22조(회의 소집) 2항에 ‘긴급을 요할 경우라고 판단할 경우 의장은 유선으로 통보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으나 제34대 성균관장 선출이 올해 2023년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이미 오랫동안의 경험을 통해 절차도 대략 아는 평범한 사안이므로 ‘긴급을 요할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성균관 총무처에서 오는 2월14일 임시중앙종무회의 개최를 공지했으니 규정에 따라 1주일 전인 2월7일까지는 안건, 일시, 장소를 명시한 공문이 대의원들에게 발송되었을 것이다.

 

임시중앙종무회의가 열리면 성균관 종헌 제22장 선거관리위원회 제93조(설치), 제94조(구성), 제95조(자격) 등에 의해 ‘성균관 총회 대의원 중 9-11인 이내의 선거관리위원을 선출’하고, 위원장은 위원들 중에서 호선으로 뽑히며, 성균관 총무처장은 당연직으로 선거관리위원이 된다.

 

제96조(업무지원)에 ‘성균관 직원은 선거운동에 개입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지난 2020년 5월 치러진 제33대 성균관장 선거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인물들의 선거운동 행위가 목격되고 사진 등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었는데, 현행 규정에는 성균관 직원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이 없어 향후 개정 과정에서 명확하게 표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성균관장이 급여와 4대보험, 복지 등을 책임지는 부서인 총무처와 관리처 소속의 직원들만 해당한다고 통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성균관장 선출규정 제2조(선거관리위원회 구성)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성균관장 선거일 30일 전에 구성’되어야 하므로 2월14일 임시중앙종무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들이 선출되면 곧바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여기에서 후보 추천서 교부, 선거인명부 열람, 후보 등록, 후보 등록서류 보정, 기호 추첨, 선거운동 개시 및 종료, 투표 등에 대한 일정을 확정해 당일 또는 다음날인 2월15일에 공고하고 대의원들에게도 통지한다.

 

이때 성균관장 선출규정 제12조(임기 개시)에서 ‘신임 관장의 임기는 4월1일부터 시작한다’고 되어 있고, 제10조(선출방법)에서 ‘성균관장은 임기 시작일 10일전까지 선출한다’고 했으므로 선거관리위원회가 2월14일 구성된다면 30일 후인 3월16일부터 아무리 늦어도 3월22일 사이에서 반드시 투표까지 진행되어야 한다.

 

제5조(선거운동기간)에서 ‘선거운동기간은 총 14일이며 선거일 전날 자정까지로 한다’고 했으므로 만약 3월16일이 선거일로 공고되면 3월2일부터 3월15일까지 선거운동기간이 되며, 제4조(후보등록)에서 ‘성균관장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대의원 50인 이상 60인 이하의 추천서를 받아 선거사무장,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를 기명하고 후보승낙서, 주민등록등본, 신원조회서, 유림관련 직책사퇴서 사본 및 소속 단체의 사퇴확인서와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에 성균관장 선거 개시일까지 등록해야 한다’고 하므로 2월24일이나 2월27일부터 공휴일인 3월1일을 제외하고 선거운동 첫날인 3월2일까지 후보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서류를 모두 지참해 등록해야 한다.

 

이때 선거관리위원회는 제8조(선거부정행위 및 제재) 4항 ‘성균관장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후보 등록시에 유림관련 직책 사퇴서 사본 및 소속 단체의 사퇴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며, 유림관련 직책이라 함은 성균관 정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헌장에 표기된 직책을 말한다’와 제9조(후보자의 자격) 3항 ‘신원조회상 금고 이상의 전과가 없는 자, 피한정후견인·피성년후견인의 선고를 받지 않은 자’ 등의 규정을 통해 적격등록자인지 여부를 판정한다.

 

성균관 종헌 제3장 관장 제8조(임기) 1항 ‘관장의 임기를 3년으로 하며 1차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와 성균관장 선거규정 제4조(후보등록), 제8조(선거부정행위 및 제재) 4항 등에 의거하여 현직 성균관장도 재출마할 수 있으나 직책을 사퇴한 후 관련 서류를 후보 등록시 제출해야 한다.

 

성균관장 선출규정 제10조(선출방법)에 의하면 1인 후보시는 찬반투표, 2인 후보시는 과반수 득표, 3인이상 후보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득표자로 결선투표를 하여 다득표자를 선출한다.

 

성균관 종헌 제6장 총회 제28조(의결사항) 2항 ‘성균관장, 감사의 선출’에 의거해 성균관장 당선인 인준을 위한 총회가 열리고, 이후 제34대 성균관장 취임식이 열리면 선거를 둘러싼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3. 성균관장 선거일은 고무줄?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많은 국가와 단체에서 선거일을 ‘현직 임기만료 전 **일 *요일’로 정해둔 이유는 간단하다.

 

절차의 투명성을 통해 구성원 다수가 사전 인지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신뢰를 높이며, 입후보하려는 이들도 미리부터 자유롭게 준비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직 기관장이나 집권세력이 아무래도 좀 더 유리한 영향력을 행사할 여력이 발생할 소지가 생길 수도 있음을 감안하고, 그것이 표면화되었을 경우 조직과 단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반영됐다.

 

물론 성균관 종헌과 성균관장 선거규정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선배 유림들의 경험과 고민들이 쌓여서 나온 산물이겠으나 지금처럼 선거일이 정해져 있지 않고, 여러날 속에서 변동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사회의 흐름과는 일정 부분 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임기만료 **일전까지 후임자를 선출한다’는 형태가 아니라 ‘임기만료 **일 전 *요일을 투표일로 한다’는 식으로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구체화되어야 하고, 그렇게 할수록 논란은 사라질 것이다.

 

4. 확실하고 분명한 체계가 모두를 편안하게 하는 지름길

 

가정에서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구성원들에게 미리 알리고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것이 상식인데, 직장이나 조직은 목적과 목표를 위해 모인 이들의 집단이므로 시스템화된 체계를 통해 제기, 논의, 결정, 시행되어야 객관성을 가진다.

 

올해 성균관의 가장 중요한 일정이 ‘제34대 성균관장 선거’임은 공지의 사실이므로 2월14일 열리는 임시중앙종무회의에서 관련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어 공고되어야 하고, 오해와 분란을 초래할만한 조항과 내용들은 이번 기회에 잘 정리해두었다가 향후 개정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중앙에서 이렇게 확실하고 분명한 체계를 만들고, 지역에서도 그러한 방식으로 바뀌어 간다면 분쟁이나 논란의 발생 자체가 사라질 것이니 궁극적으로 모두를 편안하게 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