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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향교, 충효교실 ‘제사와 제수(祭需) 이해’ 강의 진행

정길연 박사, 기장향교 충효교실서 ‘제수 논란’ 특강…전통 계승과 제례 간소화 기준 짚어

김두호 기자
2026.05.25·4분 읽기·조회 201

 

기장향교(전교 정종영)는 21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정길연 박사를 초청해 충효교실 특강 제2강을 개강하고, ‘제수(祭需)에 대한 논란’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정길연 강사는 제사의 의미와 오늘의 현실에 대한 설명에서 “챗지피티(ChatGPT)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성인(20세 이상) 가운데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낸다고 응답한 비율은 62.2%였으며, 앞으로 제사를 지낼 계획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55.9%에 이르렀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제사는 왜 지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예기』 「제통(祭統)」의 ‘제사는 못 다한 봉양과 효도를 계속하는 것이다(祭者 所以追養繼孝也)’를 인용하며, 이는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봉양의 형태가 일정한 형식을 통해 특정 기간 동안은 지속해야함을 강조했다.

 

 

제사는 1년에 몇 차례를 지내야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예기』 「제의(祭儀)」의 ‘제사는 자주 지내면 번거롭고, 번거로우면 경건하지 않으며, 드물면 게으르게 되어 잊게 된다’를 인용하며 비와 이슬이 잦은 봄철과 서리가 내리는 가을철에 제사를 지내야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주자의 『가례』에서는 사시제(四時祭)를 정제(正祭)로 규정하고 있어 「제의」의 말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그 본뜻은 제사의 횟수보다도 경건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소홀해지지 않는 적절함에 있음을 말해 준다는 점도 강조됐다.

 

아울러 제사의 본뜻은 형식과 절차의 엄격함보다도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사랑과 공경의 마음을 지속하는 데 의미가 있으므로 각자의 형편에 맞추되 경건함을 잃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제사의 참된 정신이라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제수(祭需)를 둘러싼 논쟁과 전통’에서는 제사 음식의 의미와 형식이 다뤄졌다. 정 박사는 “제사를 지내는 데 사랑과 정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음식 없이 제사를 행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례』 「사우례(士虞禮)」를 근거로 제사에 사용되는 음식에는 일정한 종류와 형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자가례』의 「가례도(家禮圖)」, 율곡 이이의 「제의초(祭儀抄)」, 사계 김장생의 『가례집람도설(家禮輯覽圖說)』에 실린 설찬도(設饌圖)를 소개했다. 학자와 집안마다 차이는 있으나, 큰 틀에서는 유사한 형식을 보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형식보다 앞서는 사랑과 정성’ 강의에서는 제례 전통의 계승과 변화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정 박사는 오늘날 유학계 내부에서도 옛 제도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과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꾸는 태도가 필요하지만, 그 기준을 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더 큰 문제로 제사의 간소화가 아니라 제사 자체를 지내지 않으려는 흐름을 지적했다. 설과 추석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고,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본래 의미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형식과 절차만 권위적으로 강요해 온 관행을 짚었다. 그러면서 오늘날이라고 해서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이 진(晉)나라 왕부(王裒)보다 덜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유림은 우리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들이다. 동시에 현실적인 변화 앞에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정길연 박사의 강의는 참석자들에게 제례의 본뜻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전할 만한 의미 있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