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 조선대 우리철학연구소 창립우리 철학 儒敎, 실제화와 현실적 고민 담아야
지역성과 상호문화성 존중해야 보편화 가능

지난 5월24일 열린 조선대학교 우리철학연구소 창립기념 학술대회 종합토론 시간에
최영진(왼쪽 두 번째) 성균관대 교수가 방청객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우리 철학 유교(儒敎)’에 대한 인식 제고와 세계화를 위해 국내 중진 철학자 약 20여 명이 지난 5월24일 조선대학교에서 모였다.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우리철학연구소(소장 이철승 철학과 교수)와 대동철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학술대회는 국내 동·서양 철학계를 망라한 철학자들과 인접 전공 교수, 교사, 학생, 관계자 등 약 15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최근 4~5년 동안에 열린 인문학 학술대회 중에서 가장 성황을 이룬 학술대회였다.
‘우리 철학 어떻게 할 것인가-수입철학과 훈고학을 넘어서’를 주제로 한 이날 학술발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첫째, 유교의 현대적 위상을 좀 더 냉철한 입장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권인호 대진대 교수가 ‘한국철학의 현황과 반성 및 향후 과제’를 발표하면서, 학문적으로 조선 중·후기 사칠논변과 호락논쟁, 심학, 주자성리학적 형이상학 담론 등을 동어반복적으로 계속하는 연구풍토가 한국 유학의 현주소라고 평가하고 인성교육과 관련한 윤리도덕, 문화철학·예술미학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영진 성균관대 교수는 권 교수의 견해에 대해 “우리 한국 유학은 주자성리학적 형이상학 담론 영역을 넘어서 실학, 양명학, 서학 등과 한국성리학 및 성리학자들의 교육사상, 행정이론, 예학, 문화철학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미 축적돼 있다”라고 반론했다. “다만 유·불·도, 한국의 역사, 경제, 문화철학, 예술 등과 함께 서양 철학적·문화적 소양을 갖춘 연구 집필자와 저작물이 아직 출간되지 않은 것이 문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홍원식 계명대 교수는 ‘동양철학 연구방법론의 궁핍과 문제점, 그리고 모색’을 발표하며 “현재 한국철학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들이 이미 형성돼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철학자들이 각자 자기 범주에서만 자기 이야기를 할 뿐, 다른 학문 영역과 사회분야와 소통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둘째, 우리 철학의 교육현장 적용 문제에서 홍윤기 동국대 교수는 “초중등 교육현장에서 유교뿐만 아니라 모든 철학분야가 이미 재도약의 기회를 상실했다”라며, 그 이유는 실용 위주의 풍토로 인해서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 철학 전공 교사의 채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참관자와 질의 순서에서 참관자의 “수평적인 서양사상에 비해 우리의 전통인 유교가 수직적 교육사상이기 때문에 세월호 탑승 학생들이 어른들의 말만 듣고 있음으로 인해서 참사가 생긴 것 아닌가”라는 질의에 대해 이 교수는 “유교는 수평적인 면 또한 강하다. 지금 교육현장에서 유교식 교육이 얼마만큼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하며, 유교에서 “중용(中庸)의 다섯 가지 교육 원칙인 박학(博學), 심문(審問), 신사(愼思), 명변(明辯), 독행(篤行)을 실천하도록 교육하고, 논어 정명(正明)에 입각한 책임자들의 윤리의식이 있었다면 대형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 번째 문제인 우리철학의 미래 좌표 설정 문제에서, 김교빈 호서대 교수는 ‘우리철학’의 주체인 ‘우리’가 과연 누구인가를 생각해 볼 때, ‘우리’와 ‘그들’ 나뉨은 어쩌면 또 다른 양상의 구분을 짓는 행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봉 전남대 교수는 ‘20세기 한국철학의 좌표계-'우리 철학 어떻게 할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현대 한국사회에서 유교만 어려운 입장에 처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모든 가치관과 세계관이 불확실한 상황에 처했다”라고 하며 “이제 우리 철학은 단일한 문화나 가치, 세계관을 너무 강조하지 말고 지역성과 상호문화성을 보편화하는 철학하기가 돼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또 이병수 건국대 교수는 ‘북한 철학의 패러다임 변화와 사상적 특징’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주체사상은 유교, 기독교, 마오이즘, 막스주의 등이 융합한 것으로서 김씨일가 세습을 위한 종교적 이론이라고 하고, 주체사상이 ‘북한식 유교’라는 유교환원적 견해로 유교를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 성과는 개별 발표와 토론에 이어진 2시간의 종합 토론 순서에서 더욱 명확해졌다. 발표자, 토론자, 참관자들이 현재의 철학풍토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지금 ‘우리철학’의 정립과 방향을 진지하게 모색한 결과, 이제 ‘우리철학 유교’는 단순히 개인적인 지적 성취로 끝나서는 안 되고 역사의 흐름과 문맥 속에서 파악해야 함을 확인했다. 그리고 서양철학에 대해 방어적 입장을 넘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교섭을 해야 하고, 어떻게든 ‘우리철학 유교’라는 실체 안에서 주류가 아닌 모든 것들을 끌어안아야 유교부흥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학술대회였다.
이번 학술대회를 주최한 이철승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우리철학’이 하나의 실체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인사말을 하며 “우리철학 연구에 있어서, 조만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화철학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무신사,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 카드뉴스 논란 확산 [유교경영리포트]](/uploads/4/legacy/photos/20260521/art_17791935224319_134c6c.jpg)

![[단독] 구리시장 경선판 흔드는 ‘유령 여론조사’... 언론사 명의 빌린 ‘불법 대리 조사’ 의혹 포착](/uploads/4/legacy/photos/editor/2604/20260417081433_gxgnwrel.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