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연대, 자살 예방·생명존중문화 확산 촉구 성명 발표
한국종교인연대(URI Korea, 상임공동대표 김대선 원불교 교무·무원 대한불교천태종 전 총무원장·염상철 천도교 선도사)는 지난 5월8일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극단적 선택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생명존중 문화 확산과 자살 방지를 위한 국가적·사회적 실천 강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999년 한국의 7대 종단이 중심이 되어 종교 간 상호 이해와 공존을 촉진하고, 일상적 협력과 평화 증진을 추구하며,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연합체로 결성된 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종교인연대는 “최근 현직 판사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정신적 고립과 심리적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자살 문제는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대응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라고 밝히고,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높은 자살률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언급하며 자살예방 대응체계 강화와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문제 제기이다. 정부의 상담 인력 확충과 긴급대응체계 강화 방침을 적극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사회를 향해 다섯 가지 호소와 다짐을 제시했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자살 예방 정책을 정치적 사안에 흔들리지 않고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둘째, 일선 공무원과 지방정부가 자살 예방 정책을 적극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
셋째, 우리 사회 전체가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도움 요청을 용기로 인식하는 문화를 만들 것
넷째, 사찰과 교회, 성당과 교당, 향교 등 종교 공간이 마음의 피난처가 되도록 종교계가 앞장설 것
다섯째,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종교 간 협력을 강화할 것
김대선 상임공동대표는 “한 생명도 외롭게 떠나보내지 않는 사회,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행동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全文)이다.
생명은 거룩합니다 - 자살 없는 사회를 향한 종교계의 다짐과 호소
한국종교인연대(URI-K)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극단적 선택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생명존중 문화 확산과 자살 방지를 위한 국가적·사회적 실천 강화를 촉구합니다.
최근 현직 판사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은 우리를 다시 한번 깊은 슬픔에 빠뜨렸습니다. 자살 문제는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대응해야 할 시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높은 자살률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언급하며 자살예방 대응체계 강화와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문제 제기라고 평가합니다. 정부의 상담 인력 확충과 긴급대응체계 강화 방침 또한 적극 환영합니다.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거룩한 선물입니다. 세계의 모든 종교 전통은 한결같이 생명의 존엄을 가르쳐왔습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곧 온 세상을 살리는 일이며, 가장 작은 자에게 베푸는 자비가 곧 우주 전체에 대한 사랑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 많은 이웃이 외로움과 절망 속에 홀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가 곁에 있어도, 좋은 직장과 사회적 지위가 있어도, 마음의 어둠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개인에게만 맡겨져 있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우울증과 정신적 위기를 겪는 이웃들이 사회의 그늘에서 홀로 견디다 끝내 무너지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 정책의 강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사회 전체가 생명을 존중하고 고통을 함께 나누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에 한국종교인연대는 다음과 같이 호소하며 다짐합니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자살 예방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합니다. 상담 인력 확충, 긴급대응체계 강화,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위한 예산과 입법 노력이 정치적 사안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되어야 합니다.
둘째, 일선 공무원과 지방정부가 자살 예방 정책을 적극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생명을 살리려는 선의의 행정이 위축되지 않도록 사회적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셋째, 우리 사회 전체가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용기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마음이 아픈 것도 몸이 아픈 것과 같습니다.
넷째, 우리 종교인들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이웃이 되겠습니다. 사찰과 교회, 성당과 교당, 향교가 단순한 종교 공간을 넘어 마음의 피난처가 되도록, 우울과 절망에 빠진 이들이 언제든 찾아와 위로받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우리는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종교 간 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공동의 생명 살리기 캠페인, 마음 돌봄 프로그램, 유가족 위로 활동 등을 통해 종교가 가진 영적 자원을 사회와 나누겠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은 단지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족과 공동체,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반대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한 우주를 살리는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절망에 빠져 있을 누군가에게 우리는 말씀드립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합니다. 어둠이 깊어 보일 때에도 손 내밀어 주는 이가 반드시 있습니다. 부디 한 번만 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주십시오.
생명을 살리는 일은 정부만의 일도, 종교만의 일도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한국종교인연대는 한 생명도 외롭게 떠나보내지 않는 사회,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부디 우리 사회가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그리고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26년 5월 8일
한국종교인연대(UR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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