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교육

한·중 정상, 국빈만찬에서 양국 학자의 주요 문장(文章) 언급

중국 왕부(王符, 78-163), 한국 최치원(崔致遠, 857-?) 선생의 글을 통해 우호의 중요성 강조

오흥녕
2025.11.03·6분 읽기·조회 131

 

 

이재명 대통령(가운데 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빈만찬을 통해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왕부(王符)의 문장은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서복(徐福)의 제주도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3년 9월26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서복전시관(徐福展示館)이 문을 열어 지금도 운영 중이고, 시진핑 주석이 절강성 당 서기 시절이던 2005년 7월22일 방문해 기록한 방명록도 관람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전시되어 있다.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문장의 주인공인 최치원 선생은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의 대성전에 모셔진 성현이다.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최치원 선생의 시 「범해(泛海, 바다에 배를 띄우고)」 첫 문장 ‘괘석부창해 장풍만리통(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은 선생의 작품들을 담은 『고운선생문집(孤雲先生文集)』에 실려있다.

 

 

 


 

지난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경북 경주시에서 개최된 ‘APEC 2025 KOREA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월1일 오후의 한·중(韓中) 정상회담에 이어 그날 저녁에 다시 만나 국빈만찬을 함께한 이재명(李在明)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양국 고전 인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11월1일 저녁에 경주 소노캄호텔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주최하는 위치의 이재명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3년 11월9일부터 11월12일까지 개최된 ‘중국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중 전회(中全會, 3차 전체회의-경제 개혁과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임)’에서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진 “봉황이 날 수 있는 것은 깃털 하나의 가벼움 때문이 아니고, 천리마가 달릴 수 있는 것은 다리 하나의 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이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상호 번영의 시너지를 발휘할 파트너임을 증명해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답사에서 2,000여 년 전 중국 진시황(秦始皇, 기원전 259-210)의 명령을 받고 (동남(童男)·동녀(童女) 3천 명을 데리고) 불사약(不死藥, 불로초)을 구하러 (바다 끝 신산(神山)으로 배를 타고 떠나) 제주도에 도착했다고 알려진 서복(徐福, 일명 서불(徐巿))과 통일신라시대에 중국 당나라로 유학 갔다가 귀국하던 길에 ‘돛을 달아서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에 나아가네’라는 시구를 남긴 경주 출신 최치원(崔致遠, 857-?) 선생을 언급하며 양국 우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문장은 후한(後漢)의 학자 왕부(王符, 78-163)가 지은 『잠부론(潛夫論)』 중 「석난 제29(釋難 第二十九)」에 나오는 구절로, 원문은 ‘시고대붕지동 비일우지경야(是故大鵬之動, 非一羽之輕也);기기지속 비일족지력야(騏驥之速, 非一足之力也)’이다.

 

일본의 한학자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 1883-1982)가 펴낸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에 자극받은 중국 정부의 덩샤오핑(鄧小平, 1904-1997), 저우언라이(周恩來, 1898-1976) 등의 최고 지도부가 적극 나서 연인원 1,000여 명을 동원하고 18년에 걸친 작업 끝에 1994년에 전 13권, 2만3천여 자, 37만 어휘(단어)로 완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어사전인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에서도 ‘대붕(大鵬)’ 단어 검색에서 설명하는 문장으로 등장하는 이 구절은 직역(直譯)하면 ‘이 때문에 붕새(하루에 9만 리를 날아간다고 알려진 상상(想像)의 새로, 북해(北海)에 살던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변해서 되었다고 함. 봉황의 수컷을 가리키지만 광범위하게는 봉황 전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음)의 움직임은 깃털 하나의 가벼움이 아니요, 천리마의 빠름은 다리 하나의 힘이 아니다’이다.

 

하지만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역(意譯)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봉황이 날 수 있는 것은 깃털 하나의 가벼움 때문이 아니고, 천리마가 달릴 수 있는 것은 다리 하나의 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문장은 서울 문묘 성균관을 비롯해 전국 234개 향교 대성전의 서배향(西配享) 제1위(第一位)에 모셔진 문창후(文昌侯) 최치원(崔致遠, 857-?) 선생이 17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885년(신라 헌강왕 11)에 귀국길에 오르면서 지은 시 「범해(泛海, 바다에 배를 띄우고)」의 첫 문장인 ‘괘석부창해 장풍만리통(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이라는 구절로, 직역하더라도 ‘돛을 달아서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에 나아가네’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손쉽게 이해가 가능한 문장이다.

 

지난 2013년 6월27일부터 6월30일까지 중국을 국빈방문했던 박근혜 제18대 대통령(朴槿惠, 1952-현재, 재임 기간 2013년 2월25일-2017년 3월10일)을 맞이하며 첫날 열린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용하며 널리 알려졌고, 이번에도 다시 사용되었는데 최치원 선생의 『고운선생문집(孤雲先生文集)』에 실려있다.

 

2016년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지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설치하며 촉발된 한국과 중국 사이의 미묘한 갈등이 그동안 한한령(限韓令, 중국인들이 한류 컨텐츠를 비롯한 각종 한류 대중문화를 금지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대중문화 외에도 각종 한국상품 및 한국계 기업, 백화점, 상점, 식당 등에 대한 불매 보이콧과 한국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지연 및  거부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된 조치로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공개된 공식 조치는 아니므로 애매함)으로 확대되는 등 상당 기간 서먹한 관계를 형성했던 양국이 이번 APEC 2025 KOREA 정상회의와 한·중(韓中) 정상회담을 통해 반전(反轉)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