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진경시대화원전‘구름 관객
蕙園이 유혹하고 檀園이 손짓해 부른다

혜원 신윤복의 ‘월야밀회’ (사진제공: 간송미술관)
진경시대 명인들의 작품이 한 자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성북동에 위치한 간송미술관이 올 가을 진경시대 궁중 미술가였던 화원들의 작품들을 선별해 10월 13일부터 27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1985년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진경시대 특별전’ 이후 조선 후기 문화절정기를 일컫는 용어로 자리 잡은 숙종∼정조의 진경시대를 화원의 작품과 더불어 재조명하는 기획이다.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에 의해 심화발전 된 성리학이 조선 사회에 완벽하게 뿌리내려 예술로 꽃핀 우리 문화 황금기의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13일 간송미술관을 구름같은 관객들이 메운 까닭이다.
그리 크지 않은 혜원과 단원 그림 앞은 나이도 직업도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가득 차 눈을 둘 곳조차 없었다.
진경시대는 일반적으로 숙종(1675∼1720)에서부터 정조(1776∼1800)에 걸치는 125년간을 말하며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을 비롯한 다수의 명인들을 배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원의 그림 26점과 혜원의 그림 15점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불염재 김희겸(1710∼?)과 호생관 최북(1712∼1786), 화재 변상벽(1730∼?), 독자적인 진경풍속화풍을 이룩했던 긍재 김득신(1754∼1822), 초원 김석신(1758∼?), 김건종(1781∼1841) 일가 등 조선 회화사에 빛나는 도화서 화원들의 작품들도 전시되고 있다.
화가 21명이 그린 총 80점에 달하는 전시 작품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대표적인 작품들은 국보 제135호인 혜원 신윤복(1758~?)의 전신첩에 실린 작품들이다.
달밤에 밀회를 나누는 남녀와 이를 바라보는 사내 마음을 담장 안쪽에서 훔쳐보는 작가의 시선으로 그린 ‘월야밀회’와 단옷날 풍속을 재기발랄하게 그린 ‘단오풍정’, 시냇가에서 가슴을 드러낸 채 몸을 씻는 여인네를 그린 ‘계변가화’, 젊은이가 기생을 데리고 단풍놀이를 가는 모양을 그린 ‘휴기답풍’ 등 한 편 한 편이 모두 걸작이다.
헤원의 작품 작품만큼 유명하지는 않으나 전시 그림의 수는 단원이 혜원을 뛰어넘는다.
전시된 단원의 그림 중 ‘월하취생’을 통해. 정조 사후 쓸쓸하게 밀려난 작가의 울적한 마음을 주위에 널린 술병과 붓 그리고 외롭게 생황을 부는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강산 명경대'는 집중과 생략을 자유롭게 구사하던 문인화가 겸재의 금강산 그림과는 다른 직업 화가다운 기술적인 세밀함을 확인 할 수 있다.
전시가 화원의 그림만으로 이루어져 사대부 화가들의 작품은 볼 수 없으니 대신 김희겸-김후신 부자, 신한평-신윤복 부자, 김득신-김석신 형제, 김득신-김건종 부자 등 화원으로 가업을 이은 집안의 그림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이 지난 8월 말 학술연구재단인 간송미술문화재단으로 출범한 후 마련한 첫 기획전이다.
재단은 기존 미술관을 유지하면서, 내년 3월 개관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박물관에서 소장품 기획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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