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문화예술의 향기唱劇, 판소리에서 분화한 독창적 우리 공연양식
치밀한 연출·연기양식·무대미술로 상설 공연해야

세계 여러 나라 또는 지역, 인종들은 각기 나름의 전통 문화와 예술이 있고 그 전통에 따른 독창적이고 세밀한 형식을 발전시켰다.
특히 연극은 모든 예술의 집합체로서 그리스 비극과 희극, 인도의 궁정연극, 중극 경극, 일본 가부키 등도 그러한 문화적 전통에 부응하는 독특한 양식과 무대로 발전했다.
이에 비해서 우리는 아직도 전통 공연예술 분야에서 고유한 장르의 완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서양극 위주로 100년 넘게 지탱해온 우리의 공연계가 각성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그런 중에 그나마 우리만의 독특한 공연 장르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 분야가 창극(唱劇)이다.
창극은 판소리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한때 국극(國劇)이라고도 일컬어지기도 했던 창극은 1인이 연기하는 판소리 연기양식이 극적(劇的)으로 분화하여 발전한 것이다.
참고로 꾸밈없는 맨얼굴의 가수가 창, 아니리, 발림 등으로 연행하는 판소리는 순전히 가수와 관객 간 고도의 상상력에 호소하는 전통적 예술 장르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초기 창극은 판소리 원본 내용에 따라 2인, 3인의 배역으로 나누어 대화창(對話唱) 형식으로 연행됐다.
이후 사실적이며 전문적인 등장인물 묘사를 위해서 결국 모든 배역에 전문 배우가 배치되고 극적 분위기와 무대진행이 세밀해졌으며 치밀한 구성과 연출이 이루어졌다.
내용 구성에서도 혼돈과 소멸을 통한 결말을 지향하는 비극적 구성보다는 주로 우리의 전통 사상적 정서가 깔린 희극적 호소력과 편안한 화해와 해결구도로 마무리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창극의 시초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 극장인 협률사(協律社)와 원각사(圓覺社)에서 상업적 흥행을 위해서 재래 판소리를 무대화하여 노래와 극적 형식으로 선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러한 점에서 창극에 대한 평가는 후대에 와서 특히 서양공연 전공자들에 의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면이 강조되기도 했다.
즉 창극이란, 판소리를 서양공연 형식으로 개작하여 신식 실내 극장 무대에 맞추어 각색한 것에 지나지 않고 경극의 무대나 가부키의 무대처럼 고유한 무대 형식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경극이나 가부키 역시 시대나 사회의 영향을 받았다. 창극은 우리의 독특한 공연 장르이다. 창극은 근대기 이후 100년 동안 발전된 우리나라의 고유한 공연예술 장르이다.
이 창극이 요즘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바야흐로 화려한 조명과 의상, 무대장식과 효과 등을 사용하여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대중에 알려진 창극 레퍼토리는 <심청전>, <춘향전>, <흥보전>, <장화홍련전>, <수궁가>, <적벽가> 등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좀 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해서 전용 극장에서 상설 공연해야 한다. 또 규모의 대형화에만 치중하지 말고 전국 각지에서 좀 더 많은 관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창극 내용과 거기에 담긴 우리 전통의 예술성을 더욱 부각하여 발전시킨다면, 또한 명실 공히 한국의 독특한 예술 장르로서 자리매김하고 고전의 가치와 생명력을 활용하고 치밀한 연출과 무대를 선보인다면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가 될 것이다.
국립창극단의 2012 수궁가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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