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2028 대입 개편, 결국 ‘학종의 시대’… 대학의 마음을 움직이는 생기부 작성법 [교육 칼럼]

바른에듀케이션 김종두 원장 프로필 사진
바른에듀케이션 김종두 원장
2026.05.22·6분 읽기·조회 266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이 본격 적용되면서 교육 현장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수능 체제 변화와 고교 내신 5등급제 전환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새로운 준비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가 안내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의 핵심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맞춘 통합형 수능 체제, 그리고 내신 5등급 체제다. 기존처럼 점수와 등급만으로 학생을 세밀하게 가르는 방식에는 일정한 변화가 생긴 셈이다.

 

이 변화 속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 이른바 ‘학종’이다. 내신의 촘촘한 변별력이 약해질수록 대학은 학생이 어떤 과목을 선택했고, 수업 안에서 어떤 질문을 던졌으며, 그 배움을 어떻게 확장했는지를 더 자세히 보게 된다.

 

결국 대입의 중요한 열쇠는 학교생활기록부, 즉 생기부에 담긴 학생의 성장 기록으로 모아진다. 생기부는 단순한 활동 목록이 아니다. 한 학생이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생각을 넓혔으며, 어떤 방향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교육 기록이다.

 

좋은 생기부는 많이 한 기록이 아니라 깊이 배운 기록이다. 활동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수업에서 출발한 질문이 독서와 탐구로 이어지고, 다시 자신의 진로와 문제의식으로 연결될 때 생기부는 힘을 갖는다.

 

▲‘무엇을 배웠다’보다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많은 생기부가 “책을 읽고 보고서를 작성함”, “실험을 통해 내용을 이해함”, “발표 활동에 참여함” 같은 활동 나열에 머문다. 이런 기록은 학생이 무엇을 했는지는 보여주지만,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입학사정관이 보고 싶은 것은 결과물 자체가 아니다. 학생이 수업 중 어떤 의문을 가졌는지,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다.

 

예를 들어 같은 독서 활동이라도 단순히 “관련 도서를 읽음”으로 끝나면 힘이 약하다. 반면 “수업 중 제기된 쟁점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기존 관점과 다른 해석을 비교하며 자신의 견해를 정리함”이라고 기록되면 학생의 사고 과정이 보인다.

 

대학이 원하는 학업 역량은 단순한 암기력이 아니다. 배움에 대한 태도, 질문을 붙드는 힘, 스스로 탐구를 이어가는 지속성이다. 생기부에는 이 변화가 드러나야 한다.

 

▲세특의 핵심은 ‘지적 호기심의 꼬리물기’다

 

내신 5등급제 체제에서는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즉 세특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같은 등급대 학생이 늘어날수록 대학은 학생의 실제 수업 참여도와 사고의 깊이를 세특에서 확인하려 한다.

 

좋은 세특은 칭찬 문장이 아니다. “성실함”, “적극적임”, “우수함” 같은 표현만으로는 변별력이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수업 안에서 학생이 어떤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다.

 

우수한 세특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다. 수업 중 의문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서나 자료 분석을 진행하며, 그 결과를 자기 언어로 재해석하고, 다시 후속 탐구로 확장하는 구조다.

 

이른바 ‘지적 호기심의 꼬리물기’가 살아 있어야 한다. 하나의 탐구가 다음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 질문이 다시 과목 이해와 진로 탐색으로 연결될 때 학생의 학업 역량은 설득력을 얻는다.

 

세특은 교사가 써주는 문장이지만, 그 재료는 학생이 만든다. 수업 중 질문, 수행평가 주제, 발표 자료, 탐구 보고서, 독서 기록, 토론 참여 태도까지 모두 세특의 근거가 된다. 결국 좋은 세특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업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 화려한 표현보다 구체적인 행동이 더 강하다

 

생기부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추상적인 미사여구다. “창의적인 학생”, “리더십이 뛰어난 학생”, “주도적으로 참여한 학생”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로는 큰 힘이 없다. 왜 창의적인지, 어떤 장면에서 리더십을 보였는지, 무엇을 주도했는지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

 

대학은 교사의 감상문을 읽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학생의 실제 행동을 보고 싶어 한다. 따라서 생기부는 관찰 가능한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돼야 한다.

 

예컨대 “협업 능력이 우수함”이라고 쓰는 것보다 “모둠 탐구 과정에서 역할 분담이 지연되자 자료 조사 기준을 제안하고, 팀원별 조사 내용을 비교표로 정리해 발표 구조를 재구성함”이라고 쓰는 편이 훨씬 설득력 있다.

 

결국 생기부의 힘은 팩트에서 나온다. 구체적인 행동, 실제 발언, 탐구 과정, 문제 해결 장면이 기록될 때 학생의 역량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 생기부는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라인’이다

 

2028 대입 개편 이후 생기부 전략의 핵심은 스펙 쌓기가 아니다. 활동을 많이 나열하는 방식은 오히려 학생의 방향성을 흐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관심사가 어떤 과목과 활동을 통해 이어졌는지, 그 과정에서 진로 인식이 어떻게 구체화됐는지다.

 

생기부에는 한 학생의 성장 서사가 있어야 한다. 1학년 때의 관심이 2학년의 과목 선택과 탐구 주제로 이어지고, 3학년에는 보다 구체적인 진로 고민과 학문적 질문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 흐름이 자연스러울수록 대학은 학생의 진정성을 읽는다. 반대로 활동은 많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생기부는 산만해진다. 입학사정관에게 남는 인상도 약해진다.

 

좋은 생기부는 학생을 설명한다. 이 학생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방식으로 배우며, 어떤 문제를 끝까지 붙드는 사람인지 보여준다. 대학이 보고 싶은 것은 완성된 인재가 아니라 성장할 준비가 된 학생이다.


 

 

 

김종두 원장


현 바른에듀케이션 학원 원장
전 압구정 정보학원 논술 팀장
전 학림논술 수석연구원
전 동아일보 이지논술 집필
전 조선일보 맛있는 공부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