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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최종수 성균관장은 ‘12·3 불법 비상계엄’을 지지했나

편집부
2024.12.13·4분 읽기·조회 57

헌법과 법률을 다수 위반하며 갑자기 선포된 ‘12·3 불법 비상계엄’에 대해 성균관유도회총본부도 유교계에서 최초로 규탄성명서를 발표했고, 중앙과 지방의 유림들도 이에 동참했다.

 

유교의 오랜 경전인 『서경』 「탕서(湯誓)」와 『맹자』 「양혜왕장구상(梁惠王章句上)」에 공통으로 수록된 문구인 ‘이 해는 언제 사라질 것인가? 내 너와 함께 망하리라!(時日害喪 予及女偕亡)’를 제목으로 발표된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성명서는 지난 1979년 10·26사태 이후 45년 만에 선포되었다가 국회의원 190명의 찬성으로 의결된 해제요구결의안에 의해 해제된 불법 비상계엄령에 대한 전국 유림들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정치는 형벌이나 힘이 아니라 덕으로 해야 하는 행위’이자 ‘지도자는 바름(正)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존재’임을 부각시킨 이번 성명서는 ‘공정과 상식을 더 이상 바라지 않으니 이제 그만 내려놓으시라’는 표현으로 극심한 혼란을 야기시킨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런데 이후 눈을 의심케 하는 모 언론의 보도로 유림은 물론 국민들도 아연실색했다. ‘KCRP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최종수 성균관장이 계엄 선포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혀 입장문의 논조를 정하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언론은 ‘尹 책임 없다?...7대 종교 수장단 하루 늦은 계엄 성명 빈축’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국내 7대 종교 수장이 모여있는 종교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뒤늦게 성명을 발표해 빈축을 사고 있다며, 성명에는 계엄 사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고 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한 원론적인 입장만 담았다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한 유림들은 ‘지금 같은 때에 전국 유림을 대표하는 성균관장이 저렇게 했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문의부터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평가하는 사안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강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큰 우려와 질타를 쏟아냈다.

 

뒤늦게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성균관의 정정 요구를 받은 기자가 해당 부분을 수정했지만 원래의 기사 내용에 충격을 받은 이들이 빠르게 SNS를 통해 전파하여 이미 종교계를 비롯한 상당수 국민들에게 해당 사실이 전해졌다.

 

기사 수정 과정에서 최종수 성균관장이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고, 그 근거로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성명서를 들며 성균관장의 뜻이 담긴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최종수 성균관장이 12·3 불법 계엄을 지지했는지 여부를 떠나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성균관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성명서는 성균관장의 뜻을 담은 것도 아니고,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성명서 발표에 최종수 성균관장은 끝내 동의하지도 않았다.

 

사태 발생 후 밤새 뜬 눈으로 보낸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다음 날 논의 끝에 초안을 작성해 성균관의 동참 여부를 물었으나 최종수 성균관장은 문구의 사소한 부분들을 문제 삼고 시간을 미루며 발표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이름으로 유교신문에 보도되며 유교계도 국민과 함께하고 있음을 알렸다.

 

최종수 성균관장에 대해 보도한 모 언론의 기사가 아무 근거 없이 작성되었을 리는 없고, 최초 보도에서부터 수정에 이르기까지 벌어졌던 일들은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습관적으로 나오는 거짓말이 불러온 설화가 과연 우리 유림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최종수 성균관장은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