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泮村魯堂>횡재(橫財)와 삼성증권 배당 사고

김학경(용인향교 장의/역사디자인 연구소)
유래가 없는 삼성증권의 우리 사주(社株)에 대한 배당(配當) 사고가 발생하였다. ‘우리사주’란 공개 또는 비공개된 회사〔法人〕에서 근로자들에게 자기 회사의 주식(株式)을 취득하게 하는 제도이다. 근로자가 우리사주 조합(組合)을 설립하여 자기 회사의 주식을 취득, 보유하게 함으로써 근로자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고 기업생산성 향상, 상호 협력하는 노사관계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배당’이란 회사가 사업을 통해 이익이 발생하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주주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주주에게 주식가액에 따라 이윤을 배분해 주게 된다. 그런데 삼성증권은 우리 사주 조합원들에게 1주당 1,000원의 배당을 결정하였는데 실수로 1,000주를 배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당일 주식 최고가격은 39,800원이었으니 1주에 1,000원을 받아야 할 사람이 최대 약 40,000,000원을 배당받은 것이다. 약 4만 배의 차익이 발생했으니 말 그대로 횡재를 한 셈이다. 1,000주 정도 우리사주를 갖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400억 정도가 자신의 주식 통장에 배당되었으니 한 순간이지만 얼마나 흥분되었겠는가. 실제로 잘못 배당된 주식을 받은 직원 한 사람이 100만 주 정도를 팔아치웠다고 하니 적어도 350억 이상의 차익을 얻은 셈이다. 그런데 당시 삼성증권은 증권시장 개장 후 1분 만에 사건 발생을 인지(認知)하고 사내(社內)에 매도 금지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직원이 매매를 함으로써 사건이 확대되었다.
이 사건에 대해 금융 당국에서는 있지도 않은 주식을 허위(虛僞)로 발행해서 매매까지 이루어진 삼성증권의 사고에 대해서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삼성증권에서도 잘못 발행된 주식을 매도(賣渡)한 16명의 직원에 대해 엄정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한다. 허위로 매매된 금액만도 약 2,000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이다. 그런데 이러한 해명이나 조처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질서의 핵심인 증권시장에서 이렇게 허술한 실수를 하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증권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이 무모한 매매를 했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증권은 은행과 달리 자신이 판 주식 값을 이틀이 지나야 찾을 수 있다. 즉, 잘못 발행된 주식을 매도해도 바로 자신이 돈을 가질 수 없고 이틀이 지나야 자신의 수익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부당한 이익이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시스템 상의 문제에 대한 논의(論議)는 예외로 한다고 해도 이렇게 무모한 행동을 한 직원들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회사에서는 피해자들의 손실을 보상하고 주식 매매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구상권(求償權)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민형사상 책임 또한 적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길에서 지갑을 주워서 개인적으로 사용하게 되어도 ‘점유물이탈 횡령죄’라는 처벌을 받게 된다. 하물며 증권회사 직원들은 타 직종에 비해 고도의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2016년 기준 평균 연봉이 1억을 상회하는 회사의 직원들이 이렇게 횡재 앞에 무너지는 것을 보며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횡재가, 횡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실수임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보기엔 너무 황당하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의 전문 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解弛)에 대해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사회적 성공은 축하받고 존경받아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전문 직종들이 시기(猜忌)와 비난의 대상이 될 때가 많은 것은 이번 삼성증권 사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익에 지나치게 철저했던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승자(勝者) 독식(獨食)의 사회 구조와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단면(斷面)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이른바 천민(賤民) 자본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노출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교에서 말하는 “이른바 그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스스로 속이지 않는 것이니, 악(惡)을 미워하기를 악취를 미워하는 것과 같이 하며, 선(善)을 좋아하기를 색(色)을 좋아하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하니, 이것을 ‘자겸(自慊)’이라 이른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 있을 때도 삼가는 것이다. 〔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自謙 故君子必愼其獨也 『大學』〕”라는 ‘신독(愼獨)’의 가르침을 다시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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