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泮村魯堂>다가온 미래, 통일 한국

김학경(용인향교 장의/역사디자인 연구소)
정말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었을까? 언제부터인가 통일은 아이들의 노래 속에나 남아 있는 꿈이었을 뿐이다. 분단은 일상화되었고 휴전선이든 38선이든 그저 하나의 고유명사에 불과하였다. 분단이 고착되며 사람들은 통일을 꿈꾸지 않게 되었다. 정치권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분단을 이용하기에 바빴다. 심지어 남북 민간교류의 근간(根幹)이 되었던 금강산 관광은 이명박 정권 때 중단되었고, ‘통일 대박’을 외쳤던 박근혜 정권은 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을 전격적으로 철수하였다. 보수 정권에게 통일은 국민의 사상(思想)을 통제하고 이데올로기에 세뇌된 노년(老年)층들을 색깔 논쟁으로 국민 분열을 촉진하는 수단이었다. 현 보수 야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大選)에서 북한에게 휴전선에서 무력 시위를 일으켜 달라고 ‘총풍(銃風)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8년 4월 27일. 아, 감격의 순간이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만해도 이 땅에서 전쟁 위기설이 난무했다고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온 국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가 감동할 만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하루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생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두 정상은 한민족임을 실감할 수 있게 다정하고 진지하였다. 평양냉면을 소재로 농담까지 할 수 있는 여유를 지닌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에서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마지막에 등장한 리설주 여사는 잘 짜여진 각본이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로드맵 제시, 올해 종전 선언,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 기대 이상의 성과는 한반도 미래에 대해 기대를 부풀게 하였다.
그런데 정작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 국가와 민족의 평화를 추구해야 할 제1 야당 대표는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위장 쇼라고 주장하며 남북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시대착오적 냉전(冷戰) 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넘어 동정심마저 일게 된다. 제1 야당은 그동안 분단 상황을 정권 안정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과오(過誤)를 반성하고 사과하기는커녕 세계사의 변곡점(變曲點)이 될 수 있는 남북 정상회담을 배 아픈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비판적 의견과 대안(代案)을 제시해야 할 야당의 존재가 절실한 상황에서 협력과 상생의 민주주의 기본 질서마저 외면하고 있는 제1 야당의 모습을 바라보며 걱정이 앞선다.
그 동안 한반도는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자마자 분단 국가로 70년 세월을 견뎠고, 민족사의 비극이었던 한국전쟁부터 근자(近者)의 연평도 포격 사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대립 속에서 국민들이 전쟁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제야말로 항구적 평화를 통해 민족 번영의 길로 약진할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이 상황에서 여야(與野)가 있을 수 없다. 말로는 한반도라고 하지만 북한에 가로막혀 섬 아닌 섬 국가로 살아야 했던 70년을 극복하고 대륙 국가로서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제 경의선과 동해선이 다시 이어진다면 유럽까지 가는 아시안 하이웨이의 꿈이 실현될 것이다.
앞으로 김정은 정권은 유엔의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 북미 수교를 비롯해서 북일 수교 등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이 확대되어 갈 것이다. 당분간 사회주의 경제 건설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경제력도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이미 개성공단에서 검증된 숙련되고 값싼 노동력, 풍부한 지하자원 등과 함께 주변 강대국들의 지원이 결합되어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발전 가능성이 보장될 것이다.
당장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발목을 잡았던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것이고 일본은 북한과 수교를 위해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와 배상금을 지불하는 등 북한 경제의 여건 개선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북한의 사회주의 이념을 유지하기 위해 지원과 협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북한의 경제 발전은 북한 정권의 통제력을 약화시키고 정치적 격변도 예측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통일 여건의 성숙과 통일 비용의 감소를 통해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음을 알지만 우리의 소원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대한민국이 섬 국가에서 대륙국가로 도약하는 것이 필자만의 꿈이겠는가. 이제 우리 민족의 미래는 현실이다. 그래서 꿈을 실현시키는 길에 남북한, 여야도 없고 오직 하나의 염원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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