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선비의 고장 산청

심동섭(진주향교 원임 전교)
경남 산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선비의 고장이요 양반의 고장이다. 그 중에서도 단성고을은 수많은 학자를 배출한 곳이며, 전국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올곧은 선비들이 끊이지 않고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향교가 있는 교동의 신안정사에는 유교경전을 익히고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한시를 짓고 익히며 서예반의 묵향이 은은히 풍기고 있다. 산청문화원과 산청 단성향교에서는 우리의 고유 전통문화를 익히고 계승·발전·전승하기 위한 열정이 활화산처럼 식을 줄 모른다.
우리 사회는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으로 변화했으며 가족계획과 저출산으로 인한 유아청소년의 과잉보호로 인성교육이 결여되고 버릇없는 애들이 양산되고 있다. 학교교육은 입시위주에 치우치고 있으며 도덕 예절 인성교육은 다소 소홀한 실정이니 청소년 폭력이 늘어나고 도처에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향교에서는 방과 후나 방학을 이용하여 초·중·고 학생들을 위하여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열악한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 11월20일자 지역 언론에서는 산청군의회 제255회 임시회에서 김두수 의원의 대표발의로 ‘산청군 향교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가 본 회의를 통과했음 보도했다. 조례는 향교에서 실시하는 전통문화예술교육사업, 전통의례사업, 인력양성사업 등에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했으며 다양한 전통문화교육 시설장비지원 등에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현재 전국에는 234개의 향교가 있다. 그 중에서도 향교지원 조례가 제정된 지방자치단체는 아마 산청이 최초이며 유일할 것이다. 수많은 타 지역에도 나름대로 선비의 고장이요 양반의 고장이라 자처하지만 실상은 구호만큼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현재 유교신문 전국 주재기자 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유교신문이나 인터넷유교신문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다. 각 지역 기자들이 앞 다투어 자기가 소속된 지역의 향교나 유림활동을 소개하고 있지만, 많은 향교에서는 지자체의 소홀, 예산의 부족 등으로 실은 그 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산청군 의회에서 통과된 향교지원조례를 보면서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서구문물의 무분별한 도입으로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청소년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 조례를 제정했다는 것은 암흑 속에서 광명을 되찾은 느낌이다.
말로써 구호로만 외치는 선비의 고장이 아닌, 명실 공히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올곧은 청소년을 기르고자 노력하는 산청군의회에 전국 유림들의 갈채가 쏟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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