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림에게 바란다
‘유림’, ‘유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언뜻 떠오르는 생각이 대쪽 같은 기질의 선비이다. 옛날 정사를 잘못해 성균관 유생들이 나서 간언을 하면 임금도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뜻을 따랐으니,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강인한 지조의 소유자들로서, 변절을 하여 고관대작이 되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했던 이들이 그들이었다. 행실이 분명했고 모든 백성들의 존경의 대상이었다.
세상이 바뀐 오늘날의 성균관과 유림의 위상은 어떠한가? 지난 1∼2년 동안 존경은커녕 만신창이가 된 해였다. 굳이 되새겨 재론할 필요도 없지만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모두 남의 탓이고, 사태수습은 고사하고 비방과 원망만이 난무하였다.
새로운 관장이 선출되고 “이제 시운이 돌아왔다”고 하며 정상을 되찾은 듯했지만 항해를 주도하는 선장은 항로를 잃은 듯했다. 유도회총본부는 본부대로 선장을 잃고 우왕좌왕하더니 이제야 겨우 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그 과정에서 유언비어와 비방이 난무하고 시골향교 임원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혼란만 가중했던 세월이었다.
소위 말하는 존경하는 유림지도자들이여! 유건 쓰고 도포로 포장하면 유림인가?
‘君君 臣臣 父父 子子’ 각자 그 직분에 맞게 처신해야 함은 일반 백성도 그리 하여야 하거늘 하물며 선비로서 도포를 입은 유림은 말 그대로 행의가 유림이어야 하는 것이다. 상대를 존경하고 어려운 난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 정상을 모색해야 함에도 상대를 비방 중상모략하고 걸핏하면 소송으로 얼룩진 오늘날의 현실은 군자는 고사하고 하찮은 소인배들의 작태만도 못한 짓이다.
유림지도자들께 간절히 바란다. 얼룩진 지난 역사는 갑오년 마차에 모두 실려 보내자. 이제 을미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하자.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불화만사난이 아니겠는가. 모두가 화합하고 모두를 아우르고 상대를 존중하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힘을 모으자. 남의 허물은 덮어주고 이해하며 1천만 유림이 힘을 모은다면 유림의 앞날이 결코 어두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밝게 떠오르는 을미년 새해에는 도약하는 성균관, 웅비하는 유도회, 향교 유림 모두가 하나로 뭉쳐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 한해가 되기를 고대해 본다.
심동섭(진주향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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