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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론

유교성지 곡부(曲阜)와 추성(鄒城)을 찾아서

인천공항에서 곡부(曲阜)까지

김용헌
2019.06.21·5분 읽기·조회 56

표돌천의 대표 우물을 표시하는 관람정(觀瀾亭)이다. 박돌천(趵突泉)’이라고 새겨진 석비는 명대(明代) 산동순부(山东巡府) 호찬종(胡缵宗)이 쓴 것이다.


일행이 표돌천 복도 난간에 걸터 앉아  잠시 쉬고 있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은 『시경』에 나오는 글귀로  "솔개가 날고 고기는 뛰논다"라는 뜻이다. 세상의 생물이 각자의 본성대로 힘 있게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 물이 솟구치는 모습도 생기넘친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중국 산동성 곡부(曲阜)는 공자의 고장이고, 곡부에서 1시간도 채 안 걸리는 추성(鄒城)은 맹자의 고향이다. 곡부와 추성은 유림이라면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나도 언제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던 차 지난 3월말 수원향교 박원준 전교로부터 유교성지 순례 여행의 추진을 요청 받았다. 그러나 여행사의 여행상품 가격이 비싸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여행 계획을 수립하고, 참가자 모집, 중국 현지 여행사와 대절버스 계약, 항공편 예약, 비자 발급, 호텔 예약 등 여행 준비를 했다.

이번 여행은 수원향교 15명과 간성향교 8명 총 23명이 5월28일부터 31일까지 3박4일간 곡부, 추성 등 유교 성지순례 여행이었다.

항공권 구입 등 여행준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모두 해내고 드디어 5월28일 오전 8시 45분 인천공항에 여행 참가자 23명이 모두 참석했다. 비행기는 예정시간인 10시 45분에 이륙한다. 비행기 창문 마다 『논어』 명언이 붙어 있어 우리를 반겨주는 듯했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 반 걸려 현지 시간 12시 20분 중국 지난 야오창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이 아주 까다롭다. 단 몇 분이면 할 수 있는 걸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입국장을 빠져나오니 현지 여행사의 운전기사가 내 이름을 적은 푯말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행은 전세버스에 승차했다. 그 버스는 우리 일행을 입국부터 출국까지 여행지를 이동시켜줬다.

일행은 공항에서 제남 시내로 들어오는 도중에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이번 관광의 첫 행선지인 표돌천(趵突泉)에 도착했다. 아직 5월이지만 이곳은 여름 같이 더웠다. 이곳 관란정(觀瀾亭) 앞 샘물은 마치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를 낸다고 알려졌다. 땅 속에서 샘물이 솟구쳐 나와 물결이 일어났다. 천척정(天尺亭), 관란정(觀瀾亭), 두강천(杜康泉), 관영(灌纓), 이청조기념당(李淸照紀念堂) 등을 돌아봤다.

관람정 옆에 『시경』에 나오는 글귀인 '연비어약(鳶飛魚躍)'을 새긴 비석이 눈길을 끌었다. 이 글귀는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뛴다"는 뜻으로 온갖 동물이 생의 즐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여행 둘째날 5월29일이다. 지난시에 있는 한 호텔에서 숙박하고 오전 8시 버스에 올랐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다소 정체가 있었지만 왕복 7차선의 도로에 차량의 흐름은 물 흐르듯 순조롭다.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도 예전에 비해 질서가 있다. 거리도 많이 깨끗하다.

버스는 한참 달린 후 왕복 4차선의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고속도로 또한 깔끔하다. 선진국의 도로와 전혀 차이 없이 훌륭하다. 제조업의 나라답게 대부분의 차량은 화물차였고 승용차는 많지 않았다. 특히 버스는 거의 찾기 힘들 정도로 적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감사한 마음이 다가왔다. 유교성지 순례는 유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나 못 가는 사람이 많다. 경제적 여건이 안 되거나 건강이 좋지 못해, 또는 다른 일정이 있어 시간을 내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나를 포함한 이번 여행에 참가한 일행은 이런 어려움 없이 지금 이 순간 성지순례 가는 버스를 타고 있으니 다행인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버스는 지난에서 곡부까지 고속도로를 2시간 반 달린 후 곡부시내로 빠져 나온다. 곡부시가지를 관통하는 왕복 10차선의 큰 도로다. 공자의 도시답게 중앙분리대에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버스는 직접 공묘(孔廟)로 가지 않고 시내 중심에 있는 입장권 판매소로 갔다. 경로 무료입장을 확인하고 셔틀버스 승차권만 1인당 30위안을 주고 구입했다. 우리 일행은 셔틀버스로 갈아탔고, 공묘 입구에서 하차했다.(계속)


버스가 곡부로 진입하고 있다. 좌측은 맹자의 고향 추성으로, 우측은 공자의 고향 곡부로 가는 길이다.


곡부 시내 중심도로이다. 이 도로를 10여 분 달려 입장권을 파는 매표소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