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성균관에 바란다 '석전의례의 정형화'
김영진 / 경남 사천향교 교화수석장의·전 용남중학교 교장
모든 종교는 고유의 의례를 통하여 그 종교가 추구하는 목적을 성취하고자 한다. 그 의례라는 것은 바로 종교의 권위와 가치가 발현되는 것이므로 엄숙해야 함은 물론, 한치의 오차도 시행착오도 용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례에는 정신(마음가짐)이라는 내적인 실제 요소와 외적인 말과 행동 즉 언행의 요소인 격식(格式)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바른 의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천주교, 개신교, 불교의 의례 그리고 유교의 의례가 각각 고유하고 다른 것은 그러한 이유인 것이다.
우선 정신이라는 실제 요소는 차치하고 격식에 대해 성균관 당국에 바라고자 함은 가장 중요한 석전대제의 의례를 포함해 분향례 등 각종 의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한 홀기 본을 만들어 배포해 주고, 또한 전국의 향교에서 추천된 석전의례 담당자의 연수를 통하여 의례의 통일성을 기해 달라는 것이다.
법의 체계에도 근본 원리를 정한 헌법이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하위의 법률이 있으며 이 법률을 실제생활에 집행하기 위한 시행령이 있어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석전의 홀기에는 그 시행세칙이 없어 각 향교마다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여 관행적으로 의례를 행하고 있으니 의례의 통일성을 기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교통과 통신이 미진하여 문화의 통일성을 기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골골마다 문중마다 다른 예절을 행하였기에 ‘가가례’라는 용어도 그런 문화의 차이에서 유래된 말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교통과 정보통신의 발달은 그런 지역적 문화의 이질성을 용납치 않는다.
석전홀기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례를 지적할 수 있다.
#1. “알자는 초헌관을 인도하여 동계를 올라 준소에 서향하여 서시오” 뿐이다. 이 홀기 말미에 괄호를 하던 각주를 달든 언행의 상세설명을 부연해 달라는 것이다. 즉 “알자는 헌관의 좌측 일보 앞에서 안내하며 동쪽 계단은 오른발을 먼저 딛고 왼발을 취족(합족) 한다.”
#2. “음복수조례 시 복주를 신위의 잔을 내려 가져오는 것인지, 아니면 준소에 미리 복주 잔을 마련해 두고 준소에서 복주를 떠서 가져오는 것인지를 명확히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3. “조육은 실제 먹어 맛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어루만진다”라고 언행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추기해 주면 혼란이 없지 않을까.
#4. 제복(祭服-분정에 따른 양관의 규정 포함)과 제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함께 해주면 좋을 것이며 가능하다면 주해를 달아 전거도 밝혀주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석전대제는 유교의 발생지인 중국에서도 이미 그 원형을 상실하여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며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어 국가주요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되어 있는 의례인 만큼 자긍심을 갖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게 격식의 일관된 통일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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