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玄崗의 泮中雜詠> 성균관장·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직무대행 유감(遺憾),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 일으켜”

현재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관장과 회장의 사퇴에 따라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가 동시에 이렇게 직무대행 체제로 오래 유지되는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일 것입니다.
앞서도 그랬듯이 이들 직무대행의 역할은 성균관장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의 유고 기간 동안 현상 유지를 잘 해 후임 성균관장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에게 권한을 넘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직무대행이 이 같은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고 부절적한 처신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금지돼 있는 선거 관련 발언을 일삼는가 하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들 직무대행의 이 같은 부적절한 처신은 그대로 묵과하기에는 너무나 지나쳐 보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로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직무대행 서신
[성균관]
현재 성균관은 김진기 수석부관장이 성균관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2월27일 수석부관장으로 임명돼 28일 관장 사퇴에 따라 직무대행이 되었습니다. 그에 앞서 2월18일 부관장 중 최고 연장자라는 이유로 양원석 부관장을 수석부관장으로 임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양원석 수석부관장이 낙상으로 인해 유고가 됐기 때문에 김 직무대행을 수석부관장으로 다시 임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원석 수석부관장을 임명할 때는 그 이유를 자세히 밝혔는데 김 직무대행을 관장 사퇴 하루 전에 수석부관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습니다. 양원석 부관장이 수석부관장으로 임명된 것은 부관장 중 최고 연장자였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김 직무대행은 부관장 중 최고 연장자도 아니었습니다. 무슨 이유로 김 직무대행이 수석부관장에 임명됐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런 김 직무대행이 지난 3월 16일 ‘2020년도 성균관 정기총회 잠정 연기 안내’ 공문을 보내면서 총회 대의원들에게 ‘존경하는 유림지도자 여러분께’라는 이례적인 문건을 첨부했습니다. 성균관장 선거를 위한 총회가 잠정 연기되면서 대의원들에게 연기 공문을 보낸 것이었는데, 거기에 첨부된 문건의 내용이 이상합니다.
이 문건에서 김 직무대행은 관장 선거가 혼탁해지지 않도록 각 후보 측에서는 더욱 조심하고 삼가주시길 앙망한다고는 했지만 오히려 본인이 관장 선거를 혼탁하게 하고 있습니다.
‘전통교육문화진흥 및 시설보호 지원법’이 통과되면 성균관의 재정부족이 일거에 해소되나
김 직무대행은 문건에서 “우리 32대 관장단은 지난 3년 동안 성균관, 향교, 서원을 지원하는 법률(전통교육문화진흥 및 시설보호 지원법)을 만들어 지금 국회 계류 중에 있습니다. 유림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 법의 통과에 힘을 합쳐주신다면 이러한 문제들(성균관의 재정부족)이 일거에 해소되리라 기대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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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교육문화진흥 및 시설보호 지원법안 발의안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김 직무대행의 주장과 달리 사실 이 법안의 통과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미 20대 국회가 마감되면서 폐기 수순에 들어갔는데 황당하게도 유림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 법안 통과에 힘을 합쳐달라고 하니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20대 국회의원들의 임기는 5월까지입니다. 게다가 4.15 총선 전 마지막 본회의를 끝냈지만 임기 마지막까지 논의가 필요한 법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3월15일 기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2만3974건 중 20대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은 불과 약 36%(8556건)입니다.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습니다. 김 직무대행이 말하는 ‘전통교육문화진흥 및 시설보호 지원법’도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4.15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4월2일 이후엔 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낮고,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김 직무대행은 마치 이 법안이 통과될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발의된 것은 2018년 12월 28일입니다. 그런데도 김 직무대행은 지난 3년 동안 이 법안을 만들었다고 사실과 다르게 말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이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이 법안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유림들은 몇 되지 않습니다. 한 번도 공식적으로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도 없고 유림들에게 공개된 적도 없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난 집행부에서는 이 법안을 한사코 유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논란이 생기면 안 된다는 이유였는데 논란이 될 부분이 있다면 오히려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또한 김 직무대행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성균관의 재정부족 문제가 일거에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도 사실과 다릅니다. 가사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이 법안의 내용이 성균관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성균관의 재정부족 문제가 일거에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성균관의 조직도이다.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현재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이준용 씨가 수석부회장이라며 회장직무대행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준용 씨는 지난 3월13일 전국 유림지도자들에 보낸 서신에서 자신이 지난 2월27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헌장에 의거해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준용 씨가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직무대행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제1심에서 회장선거무효 판결이 난 사건이 확정되면 자격 논란도 자연스럽게 정리되겠지만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서신을 보내 논란을 빚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제25대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선거 왜 무효가 됐나
지난해 12월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4민사부는 2019년 3월 22일 실시한 제25대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선거가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성균관유도회 대덕구지부 하헌주 회장이 지난해 4월 성균관유도회총본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8개월만이었습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항소를 해 오는 5월1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심문이 있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결이 원심의 판단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보는 이는 없습니다.
이 선거무효소송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절차적 측면과 실체적 측면에서 쟁점이 구성돼 있고, 법원에서는 절차적 측면에서 하자가 있는 이상 실체적 측면은 살펴볼 것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에서 절차적 측면에서 하자가 있다고 본 것은 우선, 이 사건 선거에서 선거를 관리한 선출위원회 임원회의라는 조직이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어느 규정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따로 선출위원회에서 임원회에 의결사항을 위임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는 것입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선거에는 별도의 선거관리위원회가 없고 선출위원회(이 사건 선거의 경우 131명으로 구성)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25대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선거는 선출위원회에서 진행하지 않고 규정에도 없는 선출위원회 임원회의라는 정체불명의 조직에서 진행하였으므로 이 선거가 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입니다.
당시 집행부는 선거에 앞서 선출위원회를 소집해 선거관리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어야 함에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에서 제출한 증거를 보면 위원장과 부위원장 2명, 간사 등 4명이 참석한 회의를 131명이 참석해야 하는 선출위원회 회의록이라고 제출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일입니다. 이들 4명이 참석했으므로 131명이 참석한 선출위원회가 성립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법원이 인정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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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명의 선출위원회 회의를 했다며 증거로 제출한 회의록(실제 4명 참석)
두 번째는 이 사건 선거 당시 선출위원으로 참여한 부회장과 상임위원회 부의장 등이 정당한 자격을 갖추지 못해 이들이 선출위원회에 선출위원으로 참여해 선거권을 부여받은 것은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이 사건 회장 선거에 참여하면서 다른 선출위원회 위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만일 선출위원회 선거인 자격이 없는 이들이 제외되었다면 선거의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고 봤습니다.
「헌장」에서는 부회장과 상임위원 선출과 관련해 제20조 외에 제19조(총회 정족수)에서 “②의결권은 회의에 출석하는 다른 대의원(위원)에게 위임할 수 있다. 다만, 본회의 해산 및 임원 선출권은 위임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의하면 「헌장」 제10조에서 임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부회장과 상임위원, 감찰위원은 총회에서 선출해야 하고, 이 총회는 위임장으로 개최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 선거 당시 집행부는 총회에서 부회장과 상임위원을 선출한 적이 없었고, 부회장의 경우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부회장 인준을 위임하는 총회가 열린 적이 없습니다. 부회장과 상임위원을 인준받기 위해서는 위임장 없는 총회를 열어야 했던 것입니다.
이런 절차적 하자가 지적되면서 후보자 공고 위반, 선거 일정 위반, 불법 선출위원, 불법문자메시지 등은 판단하지도 않았던 것인바, 앞서 지적하였듯이 항소심이 진행되더라도 원심의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 점과 관련해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총회 대의원들을 비롯한 유림지도자들에게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당선무효소송과 달리 선거무효소송은 25대 집행부가 집행한 모든 것이 무효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전국 시·도본부 회장단 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게 시급합니다.
총회의 승인 없는 사업 집행 누가 책임지나
이준용 씨는 자신이 직무대행이라고 보낸 서신에서 “예정수 총본부 회장이 취임한 2019년 3월에 유교와 성균관의 미래를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성균관과 유도회의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2019년 4월부터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수석부회장의 중책을 맡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중책을 맡으면서 유림은 과연 성현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배우고 실천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고 두려울 따름입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9년 4월부터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수석부회장의 중책을 맡았다는 이준용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2019년 3월27일 ‘2019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정기총회 및 신임 유도회장 인준총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총회는 전체 대의원 659명 중 참석 216명, 서면의결 131명, 총 347명이 참석했으며, 4개의 안건이 상정돼 1개의 안건만 의결됐습니다.
당시 상정된 4개의 안건은 제1호의안 ‘2018년도 사업 및 결산 승인의 건’, 제2호 의안 ‘2019년도 사업계획(안) 및 예산 승인의 건’, 제3호 의안 ‘헌장 및 조직운영규정 개정안 승인의 건’, 제4호 의안 ‘제25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인준의 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제1호의안부터 제3호의안까지는 모두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것이었기 때문에 모두 부결됐고, 당시 김혁래 창원향교 전교가 제4호의안만 심의 의결하자는 제안에 따라 이 의안만 의결됐던 것입니다.
이준용 씨가 2019년 4월부터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수석부회장의 중책을 맡았다고 주장하려면 이날 총회에서 부회장 인준을 받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준용 씨는 이날 총회에서 부회장 인준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더욱이 파행으로 끝난 2020년 2월 3일 2020년도 임시총회에서 이준용 씨의 부회장 인준이 안건으로 상정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준용 씨가 2019년 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인준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지난해 이미 수석부회장으로 인준된 이를 다시 2020년에 부회장으로 인준을 요청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도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의 직무대행이 무슨 이유로 이 같은 부적절한 서신을 보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인지는 이해불가입니다. 이들의 처신은 『맹자』 「이루장구하」에서 맹자께서 말씀하신 제(齊)나라 사람의 모습과 다를 게 없습니다. 아내와 첩이 남편을 비방하면서 서로 울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의기양양하게 아내와 첩에게 뽐내는 제나라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에 대해 조(趙)씨는 주(註)에서 “오늘날 부귀를 구하는 사람들은 모두 부당한 방법으로 어두운 곳에서 애걸하며 구하고 대낮과 같이 환한 곳에서 사람을 속이니, 이 사람과 어찌 다르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정말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이상호 /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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