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에서도 분향 행사는 미명(未明)에 함이 어떨까
지난 11월1일자 유교신문 제910호 전면에 '확 달라진 성균관 분향 모습'이라는 대형 칼라 사진이 게재되었다.
성균관의 분향에 참여한 유림이 모두 유복을 입고, 유건을 쓴 성균관의 분향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란다.
우리는 이 사진을 통하여 지금껏 성균관에서 행했던 삭망(朔望) 때의 분향례의 상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필자가 소속된 전남 장흥향교에서의 삭망 분향 행사는 여러 곳에서 명시한 대로 전일입재(前日入齋)하여 미명(未明)에 행하고 있다. 이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관습 때문만은 아니다.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되지 않겠는가를 장의들과 상의하고 토론하여 결정한 문제였다.
문성공 이이가 쓴 제의초(祭儀鈔)에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제사 이 날에는 음주도 안 해야 되고, 고기도 먹지 안 해야 하며, 큰 소리 음악도 듣지 안 해야 하며, 변복 이거해야 하고, 저녁 잠은 밖에서 보내야 한다.(是日 不飮酒 不食肉 不聽樂 變服以居 夕寢于外)"라고 하였다. 그러니까 분향 행사 때도 이 정도는 지켜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이 든다.
특히 "저녁 잠을 가족과 함께 하지 말고 밖(사랑채를 의미)에서 지내야 한다"는 이 대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석전대제 때나 분향례 때는 반드시 저녁을 성균관 내에서 보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어떤 여건이나 시설 부족'이라는 이유는 정당한 변명이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옛날의 법도를 그대로 지키려면 성균관에서 여태껏 하고 있는 분향례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하고, 전국 향교에 모범을 보여야 되지 않겠는가. "예(禮)는 옛날 것에 집착하지 말고 시류에 따라야 한다.(禮不泥古因時制宜)"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전국 유림이나 향교에게 모범을 보일 곳은 바로 우리가 존경하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성균관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번에는 분향시의 예복에 대하여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개선 되었으니까, 이번에는 여러 가지 깊은 뜻과 예(禮)가 함축되어 있는 분향례 행사의 시간에 대하여 새로운 변혁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대낮보다는 새벽 미명에 행사를 하도록 적극 권하고 싶다.
김두석 / 장흥향교 전 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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