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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론

<李玄崗의 泮中雜詠>성주 유림의 ‘사드 배치 철회’ 상소문

편집부
2016.07.28·4분 읽기·조회 20

지난 며칠간 도하 언론에서는 경북 성주 유림들의 사드 배치 철회 항의시위와 기자회견을 연일 보도했다. 아마도 최근 유림 관련 기사로는 가장 주목을 받은 사건으로 보인다.

이는 유건 도포로 의관을 정제하고 청와대와 국회를 방문해 붓으로 쓴 상소문을 전달하는 유림들의 모습이 그림만으로도 성주군민들의 성난 민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게다.

성주 유림들은 상소문에서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일방적인 결정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메슬로’의 인간욕구 5단계에 있어 생리욕구 다음으로 안전의 욕구인데 국민은 누구나 생활의 안전을 갈망하고 있다”며 “국가는 국민에게 안전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행정절차의 하자가 있고 군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현재의 위지를 철회하여 주실 것을 우리 유림단체 회원 일동은 간곡히 엎드려 호소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성주 유림들이 작성해 전달한 상소문은 4가지로 성주유림단체의 ‘상소문’, 성주청년유도회의 ‘대통령 전상서’, 성주의 임란공신 22문중 후손들의 ‘상소문(임란선양회)’, 유림단체연합회의 ‘청원문(국회)’이었다. 지역의 모든 유림들이 나선 것이다.

성주 유림들은 “국가의 안보는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할 때 가치가 있다”며, “지금 성주 지역민들의 성산리 사드 배치 반대 주장은 단순한 지역이기주의만은 절대 아니라”라고 강조했다. 성주 유림들이 제기하는 주장의 요지는 아무리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마련해야 하고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 아니냐는 것이다.

성주 유림들이 분노한 데는 아무 사전 설명 없이 사드 배치를 밀어붙인 정부가 ‘국정 컨트롤타워 공백’ 운운하며 폭력사태에 대해 법적으로 엄정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고, ‘외부세력’, ‘종북세력’ 운운하며 성주군민을 압박한 것에도 큰 원인이 있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충분히 하면 백성이 믿을 것이다(足食 足兵 民信之矣)”라고 하셨다. 자공이 다시 “반드시 어쩔 수 없어서 버려야 한다면 이 세 가지 중에서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 何先)”라고 묻자 “군비를 버려야 한다(去兵)”라고 하셨다.

또 다시 “반드시 어쩔 수 없어서 버려야 한다면 이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 何先)”라고 묻자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게 되어 있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라고 하셨다.

공자의 이 말씀에 대해 주자는 “인정으로 말하면 군비와 식량이 충분한 뒤에 나의 신의가 백성에게 믿어질 수 있을 것이지만, 백성의 덕으로 말하면 믿음이란 본래 사람에게 고유한 것이므로 군비와 식량이 앞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위정자는 마땅히 몸소 그 백성에게 솔선수범하여 죽음으로 지켜야 하고, 위급하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마도 지금 성주 지역 사드 배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 본다면 공자의 이 말씀이 정답이다. 지역의 어른인 유림들까지 나섰으니 이제는 ‘외부세력’, ‘종북세력’ 운운하는 것도 통할 리 없고, 애초부터 피해 당사자인 성주군민에 대한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해 관철시키겠다는 것도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다. 지역 유림들을 비롯해 성주군민에 대한 설득이 불가능하다면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