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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론

<李玄崗의 泮中雜詠>사교(邪敎)와 연관 의혹 사실이라면...

편집부
2016.10.31·3분 읽기·조회 16

온 나라가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뒤흔들리고 있다. 국민들은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분노와 함께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게 무슨 나라냐는 자괴감 어린 비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각종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자 어쩔 수 없이 비선실세의 국정개입을 시인했다. 과거 이 같은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강하게 부정했던 대통령의 말들이 모두 사실과 달랐음을 인정한 것이다.

비선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하면서 청와대의 협조를 받아 수백억 원의 자금을 모으고 국가 예산을 무슨 떡 주무르듯 했다는 의혹들과 더불어 이제는 국방, 외교, 인사 등 국가정책 전반에까지 관여했다는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 같은 현실에 이제는 사교(邪敎)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졌기에 그 동안 루머 정도로 치부됐던 내용들이 이제는 사실일 수도 있다는 추론이 연일 나오고 있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추론의 근거를 보면 전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특히 종단 차원에서 오령교 사태를 겪었던 유림들로서는 너무나도 유사한 현실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오령교 사태 당시 거론됐던 용과 부적, 종단 권력을 탐했다가 사태가 벌어지자 모르쇠로 일관하는 인사들 모두 지금의 사교 논란과 다를 게 하나 없기 때문이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사교와 연관됐다고 지적하는 사례는 대통령 취임식 날의 오방낭, 용 문양, 옷의 색깔, 공식석상에서 쓰기엔 부적합한 용어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통령 취임식장에 등장한 오방낭 복주머니는 흑, 백, 청, 홍, 황의 다섯 가지 색을 뜻하는데 중앙의 흰색은 우주의 중심을, 바깥의 4색은 동서남북을 가리킨다. 우주의 기운을 상징하는 부적으로 주술적 의미가 있다.

용 문양은 사이비종교가 숭배하는 문양으로 승천의 의미가 있다. 미르재단의 로고에 그려져 있는 용 문양이 그것이다. 주술적 경향은 대통령의 옷에서도 발견된다. 해외순방 중 입었던 옷의 색깔을 사주와 궁합 등을 고려해 지정해 주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한 말도 거론된다. 맥락도 맞지 않고 공식석상에서 쓰기에 적합하지도 않은 말들이 그것이다. 경제 관련 회의에서 나온 ‘기도’와 ‘하늘의 응답’, 어린이날 행사에서의 ‘정말 간절히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는 말,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혼’ 등 공식석상에서 나온 대통령의 말이다.

이제는 주요 외신들마저 이번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샤머니즘적 주술과 연관돼 있다고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부디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런데 만약 이런 의혹마저 사실이라면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인해 희생을 당하고 고통 받은 이들을 더 비참하게 하는 일이다.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결코 ‘비선실세 국정농단’ 당사자들의 법적 처벌 혹은 청와대 참모나 측근들의 사퇴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상호 /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