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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론

특별기고 - 영광의 표창장

편집부
2017.01.17·4분 읽기·조회 22


 


 

심동섭 / 진주향교 전교

 


 

필자에게는 자랑스러운 친구가 한 사람 있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장남으로서 홀어머니와 여러 동생들을 거느리는 무거운 짐을 안고 이 세파를 헤쳐 온 억척같은 친구다. 물려받은 재산이나 많으면 좋으련만 그나마 겨우 겨우 연명할 정도였으니 그 고통이 이루 필설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는 모든 짐을 혼자 메고 강인한 의지로 극복하였다.

 

그는 시골에서는 별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워 모든 세간을 정리하여 불모지대인 서울로 무작정 상경하였다. 일가친척도,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 서울에 도착하여 그야말로 억척스럽게 삶과 투쟁하였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과 같이 근면과 성실과 신의로 일관하여 성공하였다. 근면하면서도 성실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입소문이 나니 어찌 실패가 있을 수 있겠는가. 이제는 큰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아무 걱정 없이 남을 도우고 베풀며 잘 살고 있다. 보통 어렵게 성장해 온 사람은 구두쇠가 되기 마련이다. 그 어렵던 시절이 뇌리에 박혀 먹어 보지도 못하고 써 보지도 못하고 꽉 쥐고 있다가 그냥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친구는 라이온스 회장으로서 종친회장으로서 각 친목단체의 장으로서 베풀며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와는 50년 지기로 한 평생을 잘 지내고 있다. 비록 사는 곳이 서울과 진주라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함께 해외여행은 물론 틈이 나면 국내 콘도를 다니며 허심탄회하게 우정을 나누는 참 친구다. 어렵게 살다가 성공을 하면 공연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 거들먹거리고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모르듯 필요 이상으로 도도해 남의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어렵던 세월을 함께 헤쳐 온 조강지처에게도 고마움은커녕 배신을 하며 엉뚱하게 허황된 방향으로 치닫는 못난 인간도 더러 만난다.

 

그러나 그는 어려운 시절에 만나 어렵게 헤쳐 온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홀어머니에게 지극정성으로 효성을 다하는 그 부인을 보며 “먼 훗날 성공을 하면 어머님께 베푼 효성과 정성은 내 그대에게 그 이상으로 보답하겠다” 하는 각오를 여러 번 들은 바 있다. 이제는 노모(老母)도 떠나시고 애들도 훌륭히 가르쳐 각자의 위치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6 병신년 12월 31일. 서울에서는 이색적인 표창장 수여식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모인 화려한 수여식이 아니었지만 조촐하면서도 감동적인 수여식이었다.

 

"표창장 성명: 정화조. 귀하는 스무 살 여린 시절에 노씨 가문으로 출가해 그 어려운 보릿고개를 넘어오면서도 홀시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孝를 몸소 실천하여 효부의 길을 걸었으며, 자녀를 훌륭히 기르고 가르쳐 賢母의 도리를 충실히 다하였으며, 그 어려운 고통의 세월 속에서도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하여 일평생 헌신적으로 남편을 보좌하여 賢妻로서, 그 도리를 다하였으므로 그 공을 높이 치하하여 표창장을 드립니다.

 

서기 2016년 12월 31일 남편 盧鳳濟"

 

수상자는 부인 정화조 여사였고, 수여자는 남편 노봉제였다. 부상으로는 상금 300만원이 주어졌다. 필자는 이 표창수여 소식을 듣고 큰 박수를 보냈다. 요즘 조금만 성공하면 모두가 내 능력이고 내 잘난 맛으로 우쭐대는 졸부들을 보는데 이 친구의 이색적인 표창수여식을 보며 참으로 장하고 신선한 감동을 느꼈다.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