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두(一蠹)는 성인이다

김윤수(성균관 부관장, 지리산문학관장)
지난 6월11일 2022 일두선비문화제가 함양 남계서원 풍영루 앞에서 개최되었다.
4부로 구성된 문화제의 제1부는 572주년 일두탄신제(생신은 음력단오), 제2부는 제3회 일두시조문학상 시상식, 제3부는 일두와 선비정신 특강, 제4부는 일두주제곡 축하공연이었고 기타 수상작 작품전시와 육예체험이 동시에 이뤄졌다.
필자는 일두선비문화제를 주최하는 (사)일두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명칭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이사장이라고 맘대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필자의 주장대로라면 일두선비문화제가 아닌 일두성인문화제라야 한다.
일두는 성인이다. 이 무슨 소리인가. 많은 유교인들의 이목을 해괴하게 만드는 소리이다.
유교는 명분이 강하고 성인의 정의에도 엄격하다. 그 정의에 따르면 유교의 성인은 공자뿐이다. 공자 이전은 요·순·우·탕·문·무·주공이 있을 뿐이다. 내성외왕의 형식적 성인조건이 부합해야 한다. 공자는 외왕의 자격은 미달하지만 소왕이란 칭호로 다소 형식에 부합한다.
공자는 사성과 함께 오성으로 칭한다. 사성이라 하여 복성 안자, 종성 증자, 술성 자사자, 아성 맹자가 있지만 시호의 칭호가 강한 느낌이다. 필자는 유교인으로 자부하지만 천주교의 성인의식을 부러워한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방한하여 한국 순교자 103위 성인 시성식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거행했다. 순교자의 기적을 교황이 면책하여 가능하였다.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 자리였다. 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5년에 선종했지만 2개의 기적이 인정되어 2014년에 성인으로 추대되어 시성식이 거행되었다.
일두 정여창(1450~1504) 선생은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제자로 동문인 한훤당 김굉필 선생과 함께 한국유교 최초의 무오사화에 희생되었다. 순교자이다. 그 뒤로 기묘사화에 희생된 순교자 정암 조광조 선생이 있고 을사사화의 잔영 정미사화에 희생된 순교자 회재 이언적 선생이 있다. 이 네 분을 지칭하여 동국사현이라고 한다. 그 4현의 자료를 국가에서 편찬한 것이 <국조유선록>이다.
천주교의 순교자의 시성에 비견되는 것이 유교의 문묘종사이다. 광해군 2년(1610)에 퇴계 이황 선생과 함께 동방 4현이 성균관 대성전, 문묘에 종사되었다. 이때부터 동방오현이라고 통칭한다.
그런데 퇴계는 한국 성리학의 집대성자로 추앙된 것이지 순교자는 아니다. 이후 문묘에 종사된 분중에 순교자는 우암 송시열 선생뿐이다. 중봉 조헌 선생은 임진왜란 금산전투 순국자이다. 나머지는 다 성리학의 대성자로서 문묘에 종사된 것이다.
문묘종사는 선비의 최고 존위요, 성리학자로서의 최고 영광이었다. 문묘에 종사되지 못한 선비 유현 중에 조선왕조 말까지 문묘종사운동이 전개된 이가 많다. 그중 대표적 인물이 점필재 김종직 선생과 남명 조식 선생, 한강 정구 선생, 여헌 장현광 선생이었다.
고려시대에는 해동공자라고 칭해진 최충 선생도 문묘종사되지 못하였다. 왜냐면 성리학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엄격성을 다소 완화하여 이분들을 제2의 문묘, 대한문묘를 건립하여 공자 사당에 배향하여야 한다.
현재의 문묘는 심산 김창숙 선생이 개혁하여 성균관 문묘 동무와 서무에 모셔진 공자의 72제자와 역대 유학자 및 대성전에 배향된 공문십철 등의 위패를 철거하고 송조 6현과 동국 18현을 배향하였다. 나중에 공문십철은 복원되었다. 오성과 10철, 6현, 18현 등 도합 39인이 문묘에 제향되고 있다. 공자를 배향하는 현인이 38명인 것이다. 적어도 이 38인은 성인이라고 칭해야 한다. 성인이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다. 대성 공자를 배향하는 이가 성인이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대성인을 배향하는 이는 다 성인이어야 한다.
송조 6현 곧 주돈이 주자, 정호 백정자, 정이 숙정자, 소옹 소자, 장재 장자, 주희 주자는 송조 6성이라고 칭하고, 동국 18현 곧 문창후 최치원, 홍유후 설총, 문성공 안향, 문충공 정몽주, 문경공 김굉필, 문헌공 정여창, 문정공 조광조, 문원공 이언적, 문순공 이황, 문정공 김인후, 문성공 이이, 문간공 성혼, 문열공 조헌, 문원공 김장생, 문경공 김집, 문정공 송시열, 문정공 송준길, 문순공 박세채는 동방오성 및 동국 18성이라고 칭해야 한다. 성균관장은 24현의 성인 추존식을 열고 24성, 성인으로 선포해야 한다.
성균관 대성전 문묘에는 39인의 성인이 제향되고 있다, 성균관 대성전 문묘는 39성이 제향되는 유교의 성전이다는 인식이 보편 타당하게 정립되게 하여야 한다. 문묘에 제향되는 이는 다 성인이어야 한다. 모두 성인이다. 그러니 일두는 성인이다.



![무신사,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 카드뉴스 논란 확산 [유교경영리포트]](/uploads/4/legacy/photos/20260521/art_17791935224319_134c6c.jpg)

![[단독] 구리시장 경선판 흔드는 ‘유령 여론조사’... 언론사 명의 빌린 ‘불법 대리 조사’ 의혹 포착](/uploads/4/legacy/photos/editor/2604/20260417081433_gxgnwrel.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