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고려말 스승과 제자 후손들의 첫 숭조 제향 이야기
고려 말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의 스승이 도촌(桃村) 이교(李嶠) 선생이라는 내용이 운곡시사(耘谷詩史) 시구에 있다. 퇴직 후 우리 종중의 일과 (사)운곡학회 일을 보면서 1144수의 운곡시사를 읽으니 알려지지 않았던 운곡조의 스승이 도촌 선생임을 알게 되어 늘 고성(固城) 이씨(李氏)의 후손을 만나려 하였다.
그런데 뜻밖에 신의 교시인양 후손을 만나게 되었다. 금년 2월 하정일(下丁日) 경기도 여주 대노서원(大老書院) 춘향제(春享祭)에 참례 후 원주 행 내 승용차에 동승을 한 분과 통 성명하니 고성 이씨 이종오 대구향교 자문위원이라 한다.
나의 중시조 운곡조의 스승인 도촌 선생 이야기로 반가움에 바로 원주시 내 운곡 선생의 묘에 함께 참배하며 정담을 나누었다. 그리고 원주시 발행 운곡시사와 최상익 교수가 쓴 ‘운곡 원천석’ 책을 드렸다. 아울러 원주향교가 주관하는 운곡 선생 제향에 참석하겠다는 말을 나누고 헤어졌다.
이런 연유로 지난 3월 상정일(上丁日) 도촌 선생을 배향한 경남 고성군 대가면에 위치한 갈천서원(葛川書院) 춘향제에 나는 원주에서 홀로 한복에 흰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쓰고 지팡이 짚은 산수(傘壽) 노장(老丈)으로 참례했다. 이 제향은 고성군 지원, 갈천서원(원장 이평열) 주관으로 고성 국회의원, 고성향교 전교, 교육장, 관계 공무원, 이도의 대종회장, 이원호 도촌공파 회장 등 많은 지역 인사와 각처 문중들이 함께 한 가운데 서원의 고유 전통제 절차에 따라 혈식제(血食祭)로 엄숙하게 봉행됐다.
특히 좁고 높은 곡계(曲階)와 더 높이 자리한 사현사(四賢祠)가 돋보이며 불사문(不舍門), 낙영재(樂英齋) 등 서원 내 배치된 건물의 고격(古格) 유풍(儒風)이 마음에 닿아 숙연(肅然)해졌다.
또한 읍내에 위치한 고성 이씨 대종회 본부와 같이 한 도촌 선생 탄생 유허비(遺虛碑)와 경원문(景源門), 원장님의 안내로 고성 이씨 시조(始祖)를 비롯한 선대(先代) 제(諸) 현조(賢祖)를 모신 단(壇), 묘원(墓園)은 넓은 성역(聖域)이라 숭고(崇高)한 종사(宗祀)에 감동하였다.
재실(齋室)인 금봉재(金鳳齋)와 관리인 사택, 넓은 주차장을 뒤로 하고 청주에서 작별한 도촌파 종회장님과 나눈 많은 집안 이야기, 그리고 호텔 숙식과 종중 어른들의 친절한 후대에 감사함을 크게 느꼈다. 또한 선물로 받은 행촌서예대전(杏村書藝大展) 도록(圖錄), 무문(無門) 이종묵 편저 의례요람(儀禮要覽), 종보(宗報)를 펼쳐 보고 소원(疏遠)해진 이 시대의 숭조정신(崇祖精神)을 상기하며 매우 흐뭇한 마음을 가졌다.
이후 20여 일이 지나 4월23일은 도촌 선생의 제자 운곡조의 춘향제 일이었다. 운곡제는 강원도 원주시 석경길 83(행구동 산 37)에 위치한 운곡 묘역 창의사(彰義祠)에서 후원은 도와 원주시, 주최는 (사)운곡학회, 주관은 원주향교(原州鄕校)가 했으며, 초헌관에 강원도지사를 대신한 정무부지사, 아헌관에 원주시장, 삼헌관에 원주향교 전교가 맡아 시민 200여 명과 함께 사변(四邊) 사두(四豆) 혈식제로 봉행됐다.
이날 특히 귀빈으로 고성 이씨 후손들이 처음으로 참례했다. 도촌공파종회장 이원호, 대구향교 자문위원 이종오, 강원도의회 의원 이정언 등 여러분이 우리 측 운곡대종회 회장 원영우 등 많은 종중들과 함께 제례를 봉행해 후손들의 숭조의식을 나누는 뜻 깊은 정을 느꼈다. 앞으로 양가 문중 간의 제례의식을 선양하며 후손들에게 숭조정신을 전수하는 노력을 통하여 이 사회에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원현식 / 원주향교 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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