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아름다운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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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성균관 고문(원임부관장, 진주향교 원임전교)
젊은 시절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었다. 대의원에 당선되면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였는데, 선거가 끝나면 임무가 끝나는 한시적인 대의원이었다. 큰 명예라 할 것도 없고 큰 권세나 이권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당시 동갑계를 같이하는 친구 네 사람이 출마하여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경합하여 네 사람 모두 낙선하는 경우를 보았다.
그때 필자는 그들을 보고 “친구끼리 그렇게 양보가 안 되느냐? 한 사람을 밀어주지” 하며 질책한 일이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며 경계해야 할 욕망 중에 명예욕, 재물욕, 색욕이 있다지만 참 억제하기 어려운 것이 욕망인가 보다. 그 이후 수많은 선거를 보면서 지방의원 선거에 사촌끼리 경합하는 경우도 보았고, 절친하던 친구끼리 원수처럼 변하는 모습도 보았다.
유림사회에서도 어떤 유명한 분은 전교를 5선(選) 하는가 하면, 서원에 원임을 맡으면 그 직을 죽을 때까지 내놓지 않는 경우도 보았다. 앞에서는 말 안 해도 돌아서면 모두가 곱게 보지 않는 줄을 왜 모를까. 흔히 사람들은 “유능하고 똑똑하니 내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착각 속에 살지만 천만의 말씀이고, 참으로 불쌍하고 한심한 노릇이다.
하찮은 직에도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데 고위직이라면 어떨까. 물론 아전인수 격으로 다 자신감이 있겠지만 당선과 낙선 가능성이 50대 50이라면 참으로 진퇴양난일 것이다. 선거란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기도 하지만 후보자는 물론 그 주변의 지인들까지 참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고, 파벌을 조장하고 후유증이 오래도록 치유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유림의 수장을 뽑는 성균관장 선거도 매번 솔직히 마음고생이 많았다. 인품과 경륜이 엇비슷하면 더욱 고민이 되곤 했다.
이번 제34대 성균관장 선거를 앞두고 현 손진우 관장께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아무나 할 수 없는 참으로 어렵고 대단한 결단을 하셨다고 생각된다. 관장께서는 재임 중 7개 종단 대표회의 회장도 하시고, 성균관·향교·서원 지원법의 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 깨끗한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노력한 열의는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고, 성균관의 수준 높은 선거풍토 조성을 위해 용퇴한 결단은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선거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가능한 경선보다는 추대형식으로 나아가 수준 높고 깨끗한 성균관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분열보다는 단결과 화합으로 참선비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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