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좌우명(座右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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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충주향교 전교
유학(儒學)의 선비 유(儒)자를 파자(破字)하면 사람 인(亻)+쓰일 수(需)가 된다. 수(需)자는 쓰이다, 구하다, 기르다, 필요로 하는 것 등의 뜻이 있다. 즉 선비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찾아 구(求)하고 몸소 실천하는 학자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공자의 가르침 중에 으뜸으로 꼽는 어질 인(仁)자도 사람 인(亻)+두이(二)자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애롭고 인자하다, 사랑하다는 뜻을 담고 있어 유학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일까? 25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물음에 쉽게 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않으며 옛 성현들이 몸소 체득하여 남긴 올바른 삶의 길을 가기 위해 쉼 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이야말로 제대로 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속에 새겨야 할 명언(名言)을 앉은 자리의 오른쪽에 새겨놓고 읽었다고 하여 이를 좌우명(座右銘)이라 한다.
고대 중국 후한(後漢)의 유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원(崔瑗)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것이 정설(正說)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스스로 지켜야 할 금언(禁言)을 칼로 새겨 자신의 책상 오른쪽에 놓고 평생동안 되새기며 살았다고 한다.
그 당시 최원이 새겨놓았다는 좌우명 19개 95자를 알아보자.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無說己之長(무설기지장) 나의 장점을 자랑하지 말라. 施人愼勿念(시인신물념) 남에게 베푼 것은 잊어버려라. 世譽不足慕(세예부족모) 세상의 명예를 마음에 품지 말라. 唯仁爲紀綱(유인위기장) 오직 어짊으로서 기강을 삼으라. 隱心而後動(은심이후동) 먼저 마음을 바로 잡은 뒤 행동하라. 謗議庸何傷(방이용하상) 남을 욕하면 내 마음도 상처가 난다. 無使名過失(무사명과실) 명분을 내세워 잘못을 행하지 말라. 守愚聖所藏(수우성소장) 자신의 우매함을 알고 성심을 다하라. 在涅貴不淄(재열귀불치) 진흙 속에 처박혀 있어도 물들지 말라. 曖曖內含光(애애내함광)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잃지 말라. 柔弱生之徒(유약생지도) 살아있는 모든 것은 부드럽고 유연하다. 老氏誡剛强(노씨계강강) 그래서 노자는 세고 강한 것을 경계했다. 行行鄙夫志(행행비부지) 가벼운 행동은 비천한 자의 짓이다. 悠悠故難量(유유고난량) 유유자적한 자는 그 속을 헤아리기 어렵다. 愼言節飮食(신언절음식) 말은 삼가하고 음식은 절제하라. 知足勝不祥(지족승불상) 족함을 알면 불상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行之苟有恒(행지구유항) 항상 몸가짐을 바로 하고 떳떳하게 행동하라. 久久自芬芳(구구자분방) 그러면 오래도록 저절로 향기가 날 것이다.
좌우명의 양이 조금 많기는 하지만 모두가 명언이다. 또한 환공(桓公)의 좌우명도 특이해서 소개한다.
중국의 대학자인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제나라의 이름난 재상이었던 환공의 묘당(廟堂)을 찾았다. 묘당에는 환공이 살았을 때 보던 책이나 입던 옷과 사용하던 물건들이 쭉 진열되어 있었다. 공자는 그 물건들 가운데 반쯤 기울어져 있는 술독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그 술독에는 ‘座右銘’이라고 쓰여 있었다.
“정말 신기하구나. 보통 그릇이나 술독은 똑바로 서 있게 마련인데 이렇게 기울어져 있다니!” 묘당을 관리하던 사람이 공자의 말을 듣고 자세히 설명했다. “환공께서는 이 술독을 늘 가까이 두고 아끼셨습니다. 이 술독에 술을 부으면 반쯤 찼을 때 저절로 똑바로 서지요. 그러다 술이 가득 차면 다시 기울어져 버립니다.”
공자는 제자들을 시켜 그 술독에 물을 부어 보게 했다. 그러자 술독은 서서히 움직이더니 똑바로 섰다가 술이 가득 차자마자 옆으로 기울어졌다.
공자는 크게 감탄했다. “역시 환공이로구나. 공부도 이 술독과 같다. 공부를 다 했다고 교만하게 굴면 이 술독이 가득 찰 때 기울어지는 것처럼 나쁜 일을 겪게 될 것이다.”
공자는 집에 돌아와 환공의 술독과 똑같은 술독을 만들어 곁에 두었다. 독 위에 ‘座右銘’이라고 쓰고 늘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나중에 사람들은 ‘좌우명’이라는 글자만 따로 써서 벽에 붙여 두고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살아가면서 꼭 마음에 새겨 두고 지키려 하는 생각이나 좋은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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