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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론

특별기고 - 삼척향교 유교아카데미 개강을 즈음하여...

전남표 기자
2017.07.14·4분 읽기·조회 30

 

이승철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국적도 모르는 외래문화에 밀려나 설자리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우리 전통문화를 바라보면서 서글픔에 앞서 왠지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문화는 삼강(三綱)과 오륜(五輪)이라는 유학사상이 씨줄과 날줄로 되어 민중의 문화로 발전되었다. 때문에 한국인의 정체성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라는 유교정신이 근간이 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지구촌에서도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불렸던 것은 또한 유교를 빼놓고 이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기층문화로 자리매김했던 유교문화가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고, 작금에 와서는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삼강오륜(三綱五倫)이 물구나무섰다’는 말과 함께 ‘그래도 옛날이 살기 좋았다’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는 민중들의 이러한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우리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말 ‘삼강오륜이 물구나무섰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먼저 먹고살기 어렵다는 핑계로 부모가 자식의 목숨을 빼앗는 사건, 그리고 노부모를 모시기 싫어서 몰래 내다 버리는 불효막심한 일은 그 동안 우리민족의 근간이 되었던 유교문화가 붕괴되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그 동안 우리는 서구의 물질문화를 신봉해 왔으며 물질을 하나의 신앙(信仰)처럼 여기면서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문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온 유교문화는 한낱 낡고 촌스러운 것이 되었으며 또한 유교문화를 미신(迷信)으로까지 치부하는 인식과 풍조도 생겨났다. 서구의 물질문화가 우리에게 다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다는 것에 대해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구동성으로 ‘그래도 옛날이 살기 좋았다’고 말하는 민중의 목소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 시점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무엇이 행복이고 참된 삶인지에 대하여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우리가 그 동안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았는지에 대하여도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찍이 공자(공자)께서는 사회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을 인간의 도덕적 타락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바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간의 내면적 도덕성, 즉 인(仁)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자로부터 시작된 유학사상에서는 ‘인의예지신’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말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도리로서 어질고, 의롭고, 지혜롭고, 믿음직함을 뜻하는 말로 이해된다.

 

현재 우리는 국적도 모르는 외래문화와 서구의 물질문화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면서 하루하루 곡예사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이미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서 발목이 잡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는 이제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정체성과 문화를 되찾아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구나무 서 있는 삼강오륜과 유학사상을 이 사회에 되돌려 놓은 일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시기에 때마침 강원도 삼척향교에서 우리 문화를 되찾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유교아카데미라는 강좌를 개설하였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속담에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였다. 비록 삼척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시작되는 유교아카데미이지만 이 불씨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 ‘그래도 옛날이 살기 좋았다’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 행복지수 1위’가 되는데 작은 디딤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