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무궁화, 나라꽃이 맞는가
권희천 / 온양향교 전교
우리나라 삼천리강산에 무궁화(無窮花)가 피는 계절이다. 그러나 피어있는 무궁화는 진짜가 아닌 가짜 무궁화가 대부분이다. 우리 아산의 명산 남산 활터(궁도장) 앞에도 진짜 무궁화가 아닌 가짜 무궁화가 하얗게 피었고, 충열탑(忠烈塔) 양 옆에 무궁화나무 열한 그루가 꽃을 피워 호국영령들과 나라를 걱정하는 듯 느낌이 든다.
진짜 무궁화는 충무정 건너에 몇 그루가 있다. 아침에 활 쏘는 우리들을 반겼는데 누구의 짓인 줄 알 수는 없으나 모두 잘리어 이제 막 새싹이 나오고 있다. 애국가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은 말로만 하는 노래 가사인 것 같다.
내가 주의 깊게 살펴 본 결과 어느 학교나 관청에도 무궁화가 제대로 심어지고 가꾸어진 곳은 못 보았고, 다만 국립 현충원 두 곳만이 제대로 된 무궁화동산을 가꾸고 있었다. 다른 곳에 혹여 있다면 가짜 백색 무궁화만이 더러 보일 뿐이다.
우리 향교에도 무궁화 꽃이 없었다. 그래서 올 봄에 홍살문 길 안에 20여 그루를 삽목하였다. 무궁화는 삽목해도 잘 자라는데 올해는 특히 원래 가뭄이 심하여 몇 나무가 싹이 트지 않았다. 내년에 더 많이 심어 아름다운 무궁화동산을 조성하고 싶은 마음이다.
무궁화 꽃이 국화(國花)인가를 검색하다 법적으로 국화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았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국화이지만 그것은 국가 기관에서 국화로 결의하였거나 법령 등으로 공포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궁화를 국화라고 하는 것은 다수 국민에 의하여 자연발생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몇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국화를 무궁화로 지정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기사를 보았다. 그러나 결과는 국화 지정이 부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해서 국화는 법적으로 나라꽃이 아닌 것이라 할 수 있다.
무궁화의 역사를 검색하여 보니 무궁화의 시작은 고조선 때부터 보이고, 신라 효공왕(897) 때 최치원이 당나라 광종에게 보낸 국서에 근화지향(槿花之鄕)이라고 한 말에서 나온다.
고려시대에도 근화(槿花)가 문헌에 나오고 1893년 구한말에는 남궁억이 윤치호 선생과 의논해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정했다.
상해 임시정부가 발행한 독립선언서(獨立宣言書)에도 태극기와 무궁화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대한민국이 수립된 직후인 1949년 10월 대통령의 휘장과 행정·입법·사법 삼부의 휘장을 모두 무궁화로 도안하여 문교부가 제정 사용하였고 1950년에는 태극기의 깃봉을 무궁화 꽃 봉우리로 제정했다.
그렇다면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나라꽃이 분명한데 정부와 국회는 무엇을 하느라 아직까지 국화를 지정조차 못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늦었더라도 성균관을 주축으로 234개 향교가 무궁화심기 운동에 나섰으면 한다. 거국적인 행사가 되도록 하여 모처럼 유림단체가 한 목소리로 뭉쳐 살아있는 유림, 발전하는 유림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국가의 상징인 무궁화가 하루 빨리 나라꽃으로 지정되어 삼천리 방방곡곡에 하려하게 필 날이 오리를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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